"무엇보다 밴 헤켄이 잘해줬다".
창단 첫 가을야구를 꿈꾸고 있는 넥센 히어로즈. 김시진 넥센 감독에게 올해 넥센이 강한 이유를 묻자 에이스 브랜든 나이트도, 강력한 중심타선도 아닌 "밴 헤켄"이라는 대답이 가장 먼저 돌아왔다. 올 시즌 넥센의 잘 나가는 데 의외로 가장 쏠쏠한 역할을 해준 까닭이다.
올 시즌 처음 한국 땅을 밟은 좌완 앤디 밴 헤켄은 느린 구속으로 인해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4월 3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3.50으로 안정적인 데뷔전을 치른 뒤 5월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43의 기록으로 3승을 거두며 우완 나이트와 함께 좌-우 원투펀치를 완성했다.

밴 헤켄은 직구 구속은 빠르지 않지만 낙차 큰 체인지업과 커브 등 떨어지는 변화구를 활용해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으며 한국형 외국인 투수로 자리잡았다. 탈삼진이 류현진(119개)에 이어 전체 2위(88개)다. 한 코치는 "밴 헤켄의 공이 보기에는 위력적이지 않은데 정작 타석에 들어선 타자들은 쳐내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밴 헤켄은 더워지면서부터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밴 해켄의 6월 성적은 5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4.40. 피안타율이 2할8푼2리로 크게 높아졌다. 전체적으로 제구력이 떨어지면서 투구수도 많아졌다. 6회까지 버티지 못해 최근 5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에 실패했다. 본인은 "한국의 더위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지만 상승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넥센은 올 시즌 창단 첫 전반기 4강 진입을 이뤄내며 내친 김에 창단 첫 가을 야구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상위권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강력한 1,2선발이 필요하다. 밴 헤켄이 다시 예전의 구위를 찾아야 넥센이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 하반기 밴 헤켄의 모습에 기대와 우려가 섞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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