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브라운관 속 의사들이 각기 다른 팔색조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요즘 안방극장에 메디컬 드라마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MBC 월화드라마 ‘골든타임’의 이선균과 주말드라마 ‘타임슬립 닥터진’의 송승헌이 각자 상반된 캐릭터의 의사로 열연을 펼치고 있다. 숨 가쁜 병원 현장과 날카로운 메스가 오가는, 일상 속에서 쉽게 보기 힘든 수술신 등의 볼거리를 선사하던 메디컬 드라마가 개성 있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며 눈길을 끌고 있는 것.
먼저 ‘골든타임’은 종합병원 응급의학과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이선균이 맡고 있는 이민우는 의사 국가고시 합격 후 전문의 자격을 따지 않고 한방병원에 명의만 빌려주며 편안한 삶을 지향하는 인물. 하지만 한 어린 환자의 죽음을 마주하게 된 후 의사로서 길을 제대로 걷기로 결심하고 응급의학과 인턴으로 들어오는 설정으로 의사로의 성장 과정을 펼칠 계기를 마련했다.

하지만 병원에 들어온 후에도 이민우는 여전히 덜렁거리는 모습으로 극 중간 코믹한 에피소드를 펼쳐내기도 한다. 첫 수술 후 수술실에서 ‘인증 셀카’를 찍거나 수술 중 튀는 피를 피하는 모습 등 앞서 메디컬 드라마에서 다뤘던 멋지고 카리스마 있는 의사와는 대조되는 모습으로 신선함을 선사한다. 또 이러한 모습들은 ‘사람 이민우’가 진정한 의사로 변화하는 모습을 더욱 극적으로 보일 수 있게 한다.
반면 이민우와는 반대되는 성격의 의사가 있다. 바로 ‘타임슬립 닥터진’의 송승헌이다. 송승헌은 현대에서 조선 말기 흥선대원군 시대로 시간 여행을 한 천재 외과의사 진혁 역을 맡았다. ‘타임슬립’이라는 판타지 소재를 가미해 조선과 현대를 넘나드는 배경은 주인공 진혁이 가지고 있는 과학적인 의술의 쓰임을 더욱 가치 있게 만든다.
진혁은 조선시대에서 현대 의술을 펼치며 여러 환자들을 고치고 살려낸다. 돌림병에 걸린 사람들을 직접 치료하고, 본인 스스로 그 돌림병에 되려 걸려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한다. 이러한 강직한 성격과 엘리트적인 면모가 부각되며 ‘완벽남’ 캐릭터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환자를 치료하는 것을 넘어서 의술을 통해 역사를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된 신적인 존재가 됐다.
‘골든타임’에서는 ‘사람 이민우’가 극의 전개와 함께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끼며 ‘의사 이민우’로 성장한다면, ‘타임슬립 닥터진’에서는 ‘의사 진혁’이 인간적인 소통과 교류를 나누면서 ‘사람 진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처럼 이선균과 송승헌은 같은 흰 가운을 입고도 전혀 다른 배경 속에서 뚜렷한 개성을 가진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골라 보는’ 흥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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