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 ‘납량특집’이 실종됐다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2.07.19 16: 05

더운 여름 안방극장을 서늘하게 만들었던 납량특집이 실종됐다.
1977년 ‘마니산 효녀’로 시작한 KBS ‘전설의 고향’은 이후 12년 간 시청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며 최고의 공포 드라마로 자리 잡았다. 당시 대단한 특수효과는 없었지만 우리가 어렸을 적부터 들었던 전설 속 귀신들이 모두 출몰해 공포로 몰아넣었다.
‘전설의 고향’ 외에 1994년 방송된 드라마 ‘M’에서 심은하의 초록색 눈과 음산한 OST는 아직까지도 대중의 기억 속에 깊이 남아있다.

그러나 2010년 드라마 ‘구미호: 여우누이뎐’을 제외하고는 최근 몇 년 간 이렇다 할 납량특집이 나오지 않고 있다. 방송사에서는 매년 여름이 다가오면 공포 드라마를 준비했지만 요즘 변화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와 같이 공포의 대상들이 점차 발랄하고 귀엽게 그려지고 이에 따라 장르 또한 로맨틱코미디 등으로 바뀌었다.
올해도 이 같은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 오는 8월 방송되는 MBC 새 수목드라마 ‘아랑사또전’에서 신민아가 맡은 처녀귀신은 씩씩하고 당한 천방지축의 성격으로 전형적인 귀신 캐릭터를 벗어난 인물이다. MBC 금요 판타지 시트콤 ‘천 번째 남자’ 속 구미호도 매력적으로 그려진다.
지난 15일 방송된 KBS 2TV 드라마 스폐셜 시즌3 ‘걱정마세요, 귀신입니다’의 귀신도 사랑스럽고 생동감 넘치는 인물이다.
그나마 종합편성채널 MBN이 영화 ‘퇴마록’, ‘잠복근무’, ‘울학교 이티’ 등을 연출한 박광춘 감독과 손잡고 납량특집 TV영화 두 편 ‘노크’와 ‘수목장’을 제작해 반갑지만 여름 안방극장의 참맛인 공포 드라마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어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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