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과 승부가 아쉬웠지".
한화 '괴물 에이스' 류현진(25)은 지난 18일 대전 삼성전에서 2이닝 9피안타(2피홈런) 2볼넷 2탈삼진 8실점으로 데뷔 후 개인 최다 실점으로 무너졌다. 특히 1회 경기 시작부터 8실점하며 자멸했다. 모두 데뷔 후 처음있는 일. 류현진 본인이나 지켜보는 이들도 당황스럽기 짝이 없었다.
한화 한대화감독은 19일 대전 삼성전을 앞두고 류현진의 피칭에 대해 "이승엽과의 승부가 아쉬웠다"고 꼬집었다. 한 감독은 "볼카운트 0B2S에서 유인구가 떨어지지 않았다. 아쉬운 것 한 가지는 그 전과 볼 배합이 달랐다는 점이다. 지난번 이승엽과 승부에서는 힘으로 붙었는데 어제는 그런 볼배합에서 아쉬움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류현진은 지난 5월31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이승엽과 첫 투타 맞대결에서 3타수 무안타에 삼진 2개를 잡아내며 완벽한 우세를 보였다. 2회에는 5구째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4회에는 3구째 직구로 루킹 삼진, 6회에는 4구째 느린 커버로 1루 땅볼 처리했다.
그러나 18일 경기에서는 달랐다. 1회초 1사 2루에서 이승엽과 마주한 류현진은 0B2S 유리한 볼카운트를 점한 가운데 3구째 던진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몰려 중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허용했다. 이후 연속 볼넷과 안타.홈런을 차례로 맞으며 6실점까지 번졌다. 이승엽과 승부가 더욱 아쉬운 순간.
한대화 감독은 "이승엽과 승부를 잘 넘어갔으면 상황이 또 달라졌을지 모른다. 그 승부에서 안타를 맞고 점수를 주며 맥이 빠지고 김이 샌 것"이라며 "하지만 어제 같은 경우는 현진이 공 자체가 좋지 않았다. 여기에 높게 몰리는 공이 많았다"고 아쉬워했다.
삼성 류중일 감독도 "우리나라 최고 에이스를 초전박살냈으니 선수들의 자신감이 많이 붙었을 것"이라며 "류현진은 컨디션이 안 좋아 보였다. 볼 스피드도 느렸고, 열흘만의 등판이라 경기감각이 떨어진 듯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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