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특급' 한화 박찬호(39)가 최고의 위기관리능력을 뽐내며 삼성전 부진을 깨끗하게 씻었다.
박찬호는 19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삼성과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5이닝 2피안타 3볼넷 1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올해 삼성전 2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7.45로 7개팀 상대전적 중 가장 좋지 않았지만 이날 호투로 깨끗하게 만회했다.
사실 매이닝 위기의 연속이었다. 1회 1번타자 박한이를 3구만에 직구로 루킹 삼진 처리했으나 정형식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승엽을 5구 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박찬호는 정형식의 2루 도루로 계속된 2사 2루에서 박석민을 2루 땅볼로 솎아내며 선취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2회에도 선두타자 최형우를 볼넷으로 내보낸 박찬호는 진갑용과 채태인을 각각 루킹 삼진과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한 뒤 조동찬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2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김상수와 9구까지 가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유격수 땅볼을 이끌어내 루상의 주자 2명 모두 잔루로 남겼다.
그 사이 2회 한화 타선이 이대수의 선제 스리런 홈런 포함 타자일순으로 안타 7개와 볼넷 하나로 대거 5득점하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3회 이승엽을 두 타석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으나 정형식을 보넷, 박석민을 우전 안타, 최형우를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키며 2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진갑용을 초구에 유격수 내야 뜬공으로 요리하며 또 위기를 넘겼다.
4회에는 안정감을 찾았다. 선두타자 채태인을 몸쪽 꽉차는 직구로 루킹 삼진 처리했고, 조동찬을 유격수 땅볼 유도했다. 김상수를 유격수 이대수의 송구 실책으로 출루시켰지만 다음 타자 박한이를 침착히 1루 땅볼로 잡아내며 깔끔하게 넘어갔다.
승리투수 요건을 갖춰야 할 5회가 마지막 고비였다. 선두타자 정형식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박찬호는 이승엽을 유격수 내야 뜬공으로 잡았다. 박석민에게 큼지막한 타구를 맞았지만 펜스 바로 앞에서 좌익수 뜬공 처리됐고, 최형우에게 몸에 맞는 볼을 주며 이어진 2사 1·2루에서 진갑용을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시켰다.
5회까지 총 투구수 103개. 스트라이크 60개, 볼 43개였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7km. 슬라이더(45개)-투심(25개) 위주에 직구(19개) 체인지업(10개) 커브(4개) 등을 섞어던졌다. 딱히 구종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볼끝 변화가 심한 공으로 위기 때마다 삼성 타자들의 범타를 이끌어냈다.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박찬호는 6회부터 마운드를 김혁민에게 넘겼다. 5이닝 무실점으로 전반기 마지막이자 시즌 16번째 경기를 마친 박찬호는 시즌 평균자책점을 4.00에서 3.77로 끌어 내리는데 성공했다. 삼성전 평균자책점도 7.45에서 4.91. 특히 이날 경기 포함 득점권 피안타율 1할8푼8리로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브랜든 나이트(넥센·0.167) 다음으로 낮다. 위기관리능력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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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