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시간이 날 때마다 러닝을 하면서 몸을 만들었다”.
한일 야구 거성들의 맞대결. 일본 야구계의 한 획을 그은 명포수로서 그는 단순한 승패보다 양국 야구계의 더욱 돈독한 교류가 될 것이라는 데 의의를 두었다. 20일 잠실구장서 벌어지는 넥센 한일 프로야구 레전드 매치의 일본 대표로 나서는 이토 쓰토무 두산 베어스 수석코치가 레전드 매치를 통해 양국 야구계의 더욱 활발한 교류가 이어지길 바랐다.
세이부 라이온스의 황금시대를 이끈 주전 포수이자 프랜차이즈 스타, 2004년 감독 부임 첫 해 일본시리즈 우승을 이끄는 등 선수로서도 지도자로서도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이토 수석은 지난해 LG 포수 인스트럭터로 한국 야구와 처음 인연을 맺은 뒤 올 시즌에는 두산 수석코치로 재직하며 선수들의 기량 향상에 힘쓰고 있다.

한국 무대 정식 코치로서 치른 첫 시즌 전반기 애로사항에 대해 묻자 이토 수석은 원정 경기 이동의 어려움을 이야기했다. 이토 수석은 “일본도 3연전 시스템으로 경기를 치르니 일정 적응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신칸센이나 비행기로 이동하는 일본과 달리 버스로 이동해 새벽녘 집에 도착하는 생활은 어렵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평일 3연전 마지막 경기가 야간 경기로 끝난 만큼 이토 수석은 자신이 어려워하는 ‘새벽 귀가’ 후 20일 레전드 매치를 위해 잠실구장으로 이동해야 한다. 두산에서는 스위치히터 1세대인 장원진 타격코치와 이토 수석이 단 하루 상대팀으로서 자웅을 가리게 된다.
장 코치의 경우는 홈경기 시 팀 훈련 개시 이전 잠시 배팅 케이지에 들어서 좌우타석을 번갈아가며 배팅볼을 때려내며 감을 잡았다. 이토 수석도 훈련 전 러닝 등으로 굳었던 근육들을 풀며 레전드 매치를 기다렸다. 두산 홈경기 개시 전 덕아웃으로 내려갔을 때 이토 수석이 굵은 땀방울을 수건으로 훔치며 인사하는 모습은 최근 들어 익숙한 장면이다.
“매일 시간이 날 때마다 조금씩이라도 러닝 같은 운동을 하면서 몸을 풀고 있다. 그러나 야구는 개인 한 명이 잘하는 것보다 팀이 전체적으로 잘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은가.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이 한일 레전드 매치가 처음 있는 일이라는 점이다”.
1990년대 한일 슈퍼게임으로 당시 현역 선수들이 맞대결을 펼친 적은 있었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의 은퇴한 스타 플레이어들이 공식적으로 자웅을 가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 이토 수석은 ‘첫 테이프’를 끊는다는 데 더욱 의의를 두며 이 행사를 계기로 한일 야구의 발전, 나아가 아시아 야구의 발전으로 이어지길 기대했다.
“처음 있는 레전드 매치인 만큼 한일 야구의 한 획을 긋는 뜻깊은 자리다. 한국과 일본은 아시아 야구의 중심축으로서 이끌어가는 위치에 있는 나라들이다. 바람직한 발전과 상생의 계기가 될 수 있는 뜻 깊은 자리에 내가 참여한다는 자체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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