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한 로맨틱 코미디 '아이두 아이두'는 확실히 흥행에서 성공한 드라마는 아니었다.
MBC 수목드라마 '아이두 아이두'가 지난 19일 마지막회에서 황지안(김선아 분)이 박태강(이장우 분)의 아기를 출산하면서 행복한 마무리를 지었다.
이 드라마는 지난 5월 30일 첫 방송 이후 16회 동안 직장여성의 애환을 담으면서 일과 사랑을 모두 쟁취하는 과정을 담백하게 그렸다.

분명히 이 드라마는 흔한 신데렐라 이야기는 아니었다. 민폐 여주인공과 백마 탄 왕자의 사랑을 그린 그저 그런 로맨틱 코미디를 거부했다. ‘아이두 아이두’는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재밌고 달달한 로맨스를 그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무엇보다도 직장여성이 임신을 하게 되면 겪는 불합리한 상황을 표현하면서 한국에서 아기를 키우면서 일을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실감나게 그렸고 이는 여성들의 공감을 샀다.
또한 분노를 유발하고 혀를 끌끌 차게 만드는 악역도 없었다. 염나리(임수향 분)는 납득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지안과 갈등을 벌였다. 지안이 사회와 회사를 향해 당당하게 쏘아붙이는 말들도 통쾌했다.
하지만 시청률은 여러모로 아쉬웠다. 첫 방송에서 10.5%(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 전국 기준)로 동시간대 2위로 출발했지만 경쟁작인 KBS 2TV '각시탈', SBS '유령'에 밀려 지상파 방송 3사 드라마 꼴찌로 마무리했다.
김선아, 이장우, 박건형, 임수향의 톡톡 튀는 매력은 여전했지만 시청자들의 폭넓은 지지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각시탈'이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 전개로 날아다니고 '유령'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설정으로 뛰어다니는 동안 '아이두 아이두'는 비교적 조용한 행보를 보였다.
경쟁작에 비해 시청률과 화제성은 떨어졌지만 이 드라마는 공감이 가고 챙겨보고 싶은 로맨틱 코미디였다. 기존 로맨틱 코미디처럼 터무니없는 판타지를 심어주기보다는 직장여성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소소한 재미를 선사했다.
‘아이두 아이두’는 분명히 시청률만 봤을 때는 성공한 드라마는 아니다. 하지만 기존의 셀 수도 없는 그저 그런 로맨틱 코미디와 다를 바 없다고 치부하기에는 이 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전달한 이야기의 울림이 적지는 않았다.
jmpy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