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매치] '스프링캠프 소화' 이종범, MVP 수상 '군계일학'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7.20 21: 37

"올해 3월까지는 선수로 뛸 생각에 열심히 연습을 했었다. 갑작스럽게 은퇴를 했지만 레전드매치에 나서게 돼 정말 영광스럽다".
이종범은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타이어 한-일 프로야구 레전드매치 2012'를 앞두고 사전 기자회견에서 경기에 출전하는 소회를 이렇게 밝혔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갑작스러운 은퇴를 선언했던 이종범이기 때문에 한국야구위원회에서 발행한 선수명단 책자에는 그의 이름이 여전히 있다.
이미 올해 시범경기에서 3할에 이르는 타율을 선보였던 이종범이었기에 사실상 현역 선수와 다를 바 없었다. 레전드 매치에서 이종범은 한국팀의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 5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공수주에서 맹활약을 펼친 이종범에 힘입어 한국은 일본을 5-0으로 제압했다.

이날 이종범의 활약은 '군계일학'이라 할 만했다. 당연한 이야기다. 일본 대표팀에는 1949년생인 무라타 쵸우지가 포함돼 있었고, 한국 대표팀은 1958년생인 김시진이 출전했다. 올해 스프링캠프까지 소화한 이종범이 가장 돋보인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1회 선두타자로 나온 이종범은 상대 선발 사사키 가즈히로를 상대로 중전안타를 기록해 출루에 성공했다. 이어 전준호의 짧은 우전안타 때 이종범은 2루를 통과해 3루까지 진루하는 빠른 발도 선보였다. 양준혁의 내야땅볼 때 이종범은 홈을 밟아 그대로 결승 득점을 올렸다.
수비에서도 이종범의 존재감은 빛났다. 중견수 쪽으로 공이 뜨면 이종범은 단 하나도 놓치지 않았다. 특히타자에 따라 수비위치를 옮기는 등 시프트에서도 기민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7회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후지모토 히로시의 짧은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로 건져내 갈채를 받았다.
결국 이종범은 경기가 끝난 뒤 이날 경기의 MVP로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그는 "오늘은 1번 타자로서 한국이 득점을 올려 분위기를 올리는게 목적이었는데 주효했다. (MVP를 수상한 건) 수비에서 좋은 모습 보여준 덕분 아니었나 싶다"며 "앞으로 이런 대회가 있다면 항상 참여할 것이다. 레전드 교류의 좋은 장이 이어졌으면 한다. 팬들 앞에서 많은 함성을 받으면서 유니폼을 입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현역에서 은퇴한지 얼마 안 된 이종범은 기량 면에선 단연 눈에 띄었다. 일부에선 '조금 살살 할 수도 있지 않았느냐'는 소리도 있었지만 이종범은 최선을 다 하면서 일본 레전드에 예우를 다 했다. 그런 이종범에게 잠실구장을 찾은 팬들은 '이종범 이종범, 안타 이종범'이라는 응원가를 목청껏 부르며 마음껏 갈채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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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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