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31)의 주장 경쟁자 클린트 힐(34)이 안정된 수비로 눈도장을 찍었다.
퀸스 파크 레인저스(QPR)은 20일(이하 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샤 알람의 샤 알람 스타디움서 열린 켈란탄 FA와 아시아 투어 두 번째 경기서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5-0 승리를 거뒀다. QPR은 아시아 투어 1차전 5-0 대승에 이어 2연승을 기록했다.
QPR은 박지성을 벤치서 대기 시킨 가운데 좌우 측면에 숀 라이트-필립스와 제이미 맥키, 중앙 미드필더에 삼바 디아키테와 호간 에브라임을 기용했다. 지난 17일 사바주 올스타전과 다른 구성의 출전이었다.

박지성이 찼던 주장 완장도 다른 선수가 착용할 수밖에 없었다. 이날 완장은 중앙 수비수 힐의 몫이었다. 단순히 완장을 차기만 한 건 아니었다. 힐은 수비에서의 활약으로 팀이 흔들리지 않게 잡아주며 주장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전반 45분 동안 QPR의 무실점을 이끈 힐은 하프 타임에 네덤 오누오하와 교체됐다.
QPR은 전반 16분 라이트-필립스가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갔지만, 전체적으로 경기를 완벽하게 주도하지 못했다. 아시아 투어의 혹독한 일정으로 제 컨디션을 잡지 못한 것. QPR 선수단은 경기 전날에도 비행기로 1시간 거리인 켈란탄까지 이동, QPR과 에어아시아의 행사에 참석했다.
QPR은 전반 동안 켈란탄에 측면 돌파를 많이 허용했다. 켈란탄은 빠른 발로 QPR의 측면을 무너뜨린 후 크로스를 시도, 동점골을 노렸다. 하지만 QPR은 실점하지 않았다. 힐은 퍼디난드와 함께 탄탄한 수비를 구축, 켈란탄의 공격을 모두 차단했다. 켈란탄은 측면 돌파까지는 성공했지만 좀처럼 슈팅 기회를 잡지 못했다.
마크 휴즈 QPR 감독은 주장의 조건에 대해 선수들을 잘 이끌고, 그라운드서 감독의 뜻을 잘 전달할 수 있는 소통 능력을 꼽은 바 있다. 이 조건에 박지성은 모두 충족한다. 하지만 힐도 마찬가지다. 힐은 2년 전 QPR의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이끈 주역이다. 그만큼 선수들의 믿음도 두텁다고 할 수 있다.
분명 이날 힐의 활약은 기록으로는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전반 45분 동안 보인 힐의 활약을 부정할 수는 없다. 잉글랜드 출신으로서 소통 능력과 선수들의 믿음을 받고 있는 힐로서는 차기 주장에 한 발짝 다가섰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박지성은 이날 오른쪽 발목 부상으로 결장했다. QPR의 한 관계자는 "그리 심각하지 않다"고 박지성의 부상 소식을 전했다.
sports_narcotic@osen.co.kr
샤 알람(말레이시아) 민경훈 기자=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