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백' 무한도전, 혹시 너 떨고 있니?(반갑다! '무도'④)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2.07.21 08: 03

토요일 예능의 절대강자 ‘무한도전’이 드디어 돌아온다.
 
MBC 간판버라이어티 ‘무한도전’이 21일 24주 연속 결방을 깨고 정상 방송됨에 따라 토요 예능 판도의 변화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결방 직전인 지난 1월 28일까지 ‘무한도전’은 동시간대 경쟁 프로인 SBS ‘놀라운대회 스타킹’(이하 스타킹) 과 KBS 2TV ‘불후의 명곡: 전설을 노래하다’(이하 불후)와 시청률 격차를 두 배 가까이 벌이며 토요 예능의 ‘넘사벽’으로 군림해 왔다.
 
하지만 결방의 위력은 무서웠다. 여느 프로그램보다 탄탄한 고정 시청자들을 자랑했던 ‘무한도전’이었지만 노조 파업으로 정상 방송 대신 재방송 분인 ‘무한도전 스페셜’이 전파를 타기 시작하면서부터는 그 존재감이 미비해져 갔다. 결방 1주차였던 지난 2월 4일 ‘무한도전’의 시청률은 10.2%(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 전국 기준)로 반토막 났고, 이후로도 꾸준한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4월 28일 방송분에서 처음으로 4%대까지 떨어진 이후로는 줄곧 4~5%의 시청률을 기록해왔으며, 지난 14일 한국 대 뉴질랜드의 올림픽 축구 대표팀 친선경기 중계로 ‘불후’가 결방돼 얻은 6.3% 기록이 최근 13주 간의 최고 기록이다. 예능의 전설 ‘무한도전’이 174일간 침묵한 결과다.
 
‘무한도전’의 빈자리를 틈타 ‘불후’가 토요 예능의 강자로 급부상했다. ‘불후’는 지난 4월 28일 방송분에서 9.6%를 기록, 8.1%를 보인 ‘스타킹’을 제친 이후 11주 연속 시청률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으며 새로운 왕좌의 주인공이 됐다. ‘무한도전’ 결방 이후 ‘불후’가 세운 시청률 최고 기록은 12.5%. ‘무한도전’과 경쟁할 때 줄곧 시청률 한 자리에 머물던 것과 비교하면 고무적인 성과다. ‘불후’가 ‘무한도전’ 결방의 최대 수혜자가 된 셈.
 
‘불후’가 ‘무한도전’의 빈자를 꿰찰 수 있었던 비결로는 ‘불후’만의 유쾌함과 안정화된 포맷을 들 수 있다. ‘불후’는 가요계의 역사라 불리는 ‘전설’들을 초대해 후배 가수들이 자신들만의 스타일로 ‘전설’의 노래를 부른다는 고정화된 포맷이 있다. 이는 매주 포맷이 바뀌어 중장년층 공략이 불리한 ‘무한도전’이 가장 경계해야 할 요소로 꼽히기도 한다. 더불어 ‘불후’는 음악을 주요 소재로 하지만 웃음도 놓치지 않고 있다. 500명 청중평가단을 쥐락펴락하는 메인 MC 신동엽의 맛깔 나는 진행을 필두로 MC 전현무 아나운서와 가수 문희준이 진행하는 대기실 토크는 ‘불후’만의 유쾌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이는 ‘무한도전’의 유쾌함과는 다른 ‘불후’만의 색깔로 자리 잡으며 고정 시청자들의 폭을 넓혔다.
 
6개월 간 시청자들을 떠나 있었던 ‘무한도전’ 입장에서는 ‘스타킹’도 그리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스타킹’은 최근 들어 ‘불후’보다 약진이 두드러지지는 않았지만 지난 2007년 1월 첫 방송된 이후 5년이 넘도록 SBS 토요 대표 예능의 자리를 지켜온 저력이 있다. 더불어 일반인 참가자들이 자신이 가진 장기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라는 이해하기 쉬운 포맷으로 장년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상황. ‘스타킹’의 가장 큰 장점은 모든 시청층이 즐길 수 있는 가족 오락 프로그램을 표방한다는 것이다. ‘무한도전’이 상대적으로 20~30대 젊은층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 또 온 가족이 모여 TV를 시청하는 토요일 저녁 시간대에 젊은층들이 채널 선택권이 없다는 점은 ‘무한도전’이 체감 인기에 비해 낮은 시청률을 기록할 가능성을 높인다.
 
21일 방송이 멤버들의 근황 소식을 담은 무한뉴스로 문을 연다지만 ‘하하 vs 홍철’ 하이라이트가 나머지 시간을 채우는 것도 ‘무한도전’ 시청률에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하하 vs 홍철’ 하이라이트가 1, 2편의 복습 방송인만큼 방송 초반 무한뉴스로 잡은 시청자들을 방송 후반 다른 프로들에 빼앗길 위험성이 있는 것. 이미 6개월 전에 화제가 됐던 내용이 지금 얼마나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 수 있을지, 또 스포일러로 인해 대결 결과가 어느 정도 유출된 상황에서 이번 방송이 얼마나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nayoun@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