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기량발전상, 투수 나이트-타자 이병규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7.21 06: 58

KBO에서 공식적으로 수상하는 상은 아니지만, 연말이면 각종 시상식에서 빠지지 않는 상이 있으니 바로 기량발전상이다. 미국 프로농구인 NBA에서 가장 크게 역량이 성장한 선수에게 수상하던 MIP(Most Improved Player)에서 유래한 기량발전상은 매년 새로운 선수를 주인으로 찾아가고 있다.
전반기가 종료된 시점에서 이제까지의 활약을 뛰어넘는 선수들이 여럿 눈에 띈다. 특히 투수들의 기량 발전폭이 컸다. 그 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선수는 넥센 브랜든 나이트(38)다. 나이트는 전반기에 평균자책점 1위(2.22), 다승 공동 2위(9승), 이닝 2위(121⅔이닝), 퀄리티스타트 1위(16회) 등 대부분의 투수 타이틀에서 선두권을 유지하며 팀이 전반기를 3위로 마치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롯데 이용훈(35)의 발전도 만만치 않다. 이용훈은 4이닝만을 뛰며 11.2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시즌 17경기에 등판, 7승 3패 1세이트 1홀드 평균자책점 2.76으로 팀 우완 에이스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다. 넥센을 제외한 전구단에 승리를 거두고 있으며, 특히 6월 24일 잠실 LG전에서는 퍼펙트 게임에 가까이 가는 등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팀의 '든든한 믿을맨'으로 거듭난 LG 유원상(26)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한화를 떠나 엘지에 새 보금자리를 얻은 유원상은 34경기에 등판해 1승 5패 3홀드 평균자책점 6.29로 예년과 유사한 성적을 올렸으나, 올시즌의 모습은 그야말로 '환골탈태'라 할 만하다. 42경기에 등판해 2승 2패 3승 16홀드 평균자책점 2.10으로 박희수(19회)에 이어 홀드부문 단독 2위를 달리고 있다. 경기의 중요한 고비마다 등판해 팀을 위기에서 구하는 모습이 돋보였다.
그밖에 5승 4패 7홀드 평균자책점 3.62를 기록중인 두산 노경은(28, 2011년 5승 2패 3세이브 3홀드 ERA 5.17), 2승 3패 10홀드 평균자책점 3.06을 기록중인 롯데 김성배(31, 2011년 1승 5패 2세이브 4홀드 ERA 5.88) 역시 지난해의 모습에 비해 한층 발전된 기량을 선보이며 각각 팀 투수진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투수 쪽에 비해 타자 쪽에서는 작년에 비해 확실히 발전된 기량을 펼치는 선수가 많지 않다. LG 작은 이병규(29)는 33경기에 출장하며 2할 5푼의 타율과 4개의 홈런 14개의 타점을 기록, 부진했던 지난해를 뒤로 하고, 올시즌 전반기가 끝난 현재 63경기에 출장해 규정타석을 소화하며 타율 3할 3푼 8리(타율 3위) 2홈런 20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선발로 출장하지 않았던 경기에서도 중요한 순간에 대타로 출전하며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KIA 김원섭(34), SK 이호준(36)도 기량발전상 후보로 꼽아 볼 만하다. 김원섭은 타율 3할 9리 38타점을 기록하며 지난해 기록한 타점(30타점)을 전반기에 따라잡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상대적으로 외야수 쪽이 부진했던 KIA에는 가뭄의 단비같이 느껴지는 활약이다. 이호준은 전반기를 마친 현재 타율 2할 8푼 6리 38타점 12홈런을 기록 중이다. 역시 지난해(타율 2할 5푼 3리 14홈런 62타점)에 비해 순도 높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21일 대전에서 올스타전을 치른 뒤 선수들은 24일부터 본격적인 후반기 레이스에 돌입한다. 후반기엔 또 어떤 선수가 침묵을 깨고 두각을 드러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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