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만화계의 거장 이상무·이현세·허영만 화백이 여전히 야구가 만화 소재로 매력적이라고 강조, 지금의 야구붐이 야구만화와 시너지 효과를 내기를 바랐다.
이들은 21일 서울 삼성동 COEX SICAF2012 전시장에서 야구만화 토크쇼인 ‘3대 야구만화왕 마구톡!’을 통해 1970년대 ‘공포의 외인구단’, ‘대머리 감독님’, ‘황금의 팔’, ‘달려라 꼴찌’ 등이 야구팬들에게 사랑받았던 것처럼 다시 야구만화가 야구팬들의 관심을 받기를 기원했다.
이상무 화백은 야구만화가 다시 야구팬들에게 사랑받기 위한 방법으로 “프로 구단에서 야구만화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홍보에 만화가 효과적인데 구단에서 이를 알고 만화를 활용했으면 한다”고 프로구단이 홍보 수단으로 만화를 선택한다면 좋은 결과를 낼 것으로 바라봤다.

이현세 화백은 최근 야구만화가 나오지 않는 원인에 대해 “실제로는 야구 인기가 많아지고 야구팬들도 많아졌다. 하지만 작가가 연고지나 팀을 두고 작품을 만들기엔 현실적인 제약이 많다”며 “만일 작가가 자기가 좋아하는 팀을 갖고 작품을 하도록 지원해주면 야구만큼 만화 소재로 매력적인 게 없다고 본다”고 프로 구단명과 프로 선수들 라이센스 문제가 야구 만화를 창작하는 데 있어 장벽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현세 화백과 이상무 화백은 자신들이 만든 작품에서 나온 캐릭터의 모티브를 이 자리를 통해 밝혔다.
이현세 화백은 “까치는 내가 닮고 싶은 남성상이다. 사실 나는 행동력이 있는 사람은 아닌데 까치는 추진력 있고 거침없다. 까치는 남자라면 누구든지 되고 싶은 이상향이라고 생각하고 까치를 만들었다”며 딸 이름을 여주인공 이름과 똑같은 ‘엄지’로 지은 것에 대해선 “딸의 이름을 엄지로 지은 것은 예전부터 결혼해서 딸을 낳으면 이름을 엄지로 하려고 했다. 딸을 낳기 전에 만화를 먼저 그리게 되어 만화 속 엄지가 먼저 나온 것뿐이다”고 설명했다.
이상무 화백은 “만화를 만들 때 선배들 작품의 주인공들 이름 중 멋진 이름이 많았다. ‘독고탁’이란 이름은 동적이고 발음이 강한 이름을 찾다가 짓게 됐다”며 “만화에서 나온 야구 선수들은 당시 실업야구와 고교야구를 보면서 멋있다고 생각한 선수들에게 모티브를 얻었다”고 이야기했다.
허영만 화백은 이 자리를 통해 실제로 야구만화를 기획하고 있다고 깜짝 발표했다. 허 화백은 “현재 야구만화를 짜고 있다. 예전에는 열심히 뛰는 선수를 그리고 싶었는데 이제는 공 하나로 경기를 제압하는 투수를 그려보고자 한다”며 “경기 내내 벤치에서 아무 것도 안 하는 선수지만 팀이 위기에 몰렸을 때 등판해 공 하나로 팀을 구해내는 투수가 등장하는 만화를 구상중이다”고 전했다.
한편 이들은 각자의 응원팀을 밝히기도 했는데 이상무 화백은 “두산 외야수 김현수의 팬이다. 그래서 두산 베어스를 응원하고 있다”고 했고 허영만 화백은 “MBC 청룡시절부터 시작해 LG 트윈스의 팬이다. 옛날에 해태 선수들이 내가 전라도 출신인데 왜 LG를 응원하냐고 묻기도 했었다”고 밝혔다. 이현세 화백은 올 시즌 부진한 한화 이글스를 지목하며 “한화를 보고 공포의 외인구단처럼 1위 팀으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실제로 대전 한밭구장 전광판에 내가 만든 애니메이션이 상영될 예정이다. 꾸준히 한화에 관심을 갖으려고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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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