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전 홈런 더비를 앞둔 진갑용(삼성 포수)의 표정은 비장했다. 홍성흔(롯데) 대신 홈런 더비 참가 자격을 얻은 진갑용은 아들 진승현에게 "여기 앉아 있어. 아빠 하나도 못치는거 보고 있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1개 넘기는 게 목표"라고 밝혔던 진갑용은 비장한 각오로 타석에 들어섰다. 3번째 주자로 나선 진갑용은 배팅볼 투수 문규현가 던지는 공을 받아쳐 2차례 아치를 쏘아 올렸다.
첫 홈런이 터지자 한국시리즈 결승 홈런을 터트린 것처럼 기쁜 표정을 짓기도. 지켜보던 모 구단 관계자는 "홈런 더비 때 홈런치고 세리머니하는 선수는 처음"이라고 웃었다.

홍성흔은 진갑용에게 음료수를 가져다 주며 대포 가동을 기원했다. 진갑용은 홈런 더비가 끝난 뒤 손가락 두 개를 펼쳐 보이며 "두 개 쳤다"고 함박미소를 지었다.
한편 김태균(한화)과 박용택(LG)이 나란히 결승전에 진출했다. 김태균은 무려 14개의 홈런으로 예선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고, 박용택은 3개를 친 최정과 함께 서든데스에서 승리하며 김태균과 우승을 놓고 다투게 됐다.
김태균이 지난 2005년과 2007년 홈런레이스 우승을 두 번이나 차지했고 박용택도 지난 2004년 우승에 오른 바 있다. 나란히 3개씩 터뜨린 최정과 박용택이 서든 데스 방식으로 결승 진출을 가렸고, 박용택이 최정보다 먼저 홈런을 터뜨리며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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