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올스타전이 열린 대전구장이 빙그레 이글스 레전드의 추억을 떠올리는 향수로 그윽했다.
21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올스타전. 지난 2003년 이후 9년 만에 대전구장에서 개최된 올스타전을 맞아 빙그레 이글스 전성기를 이끈 레전드들이 대전구장을 메운 홈팬들의 옛 향수를 자극했다.
올스타전 시작 직전 빙그레 이글스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송진우 한화 투수코치, 장종훈 소프트뱅크 3군 타격코치, 이강돈 롯데 2군 타격코치, 정민철 2군 투수코치 등 레전드들이 차례로 팬들의 뜨거운 환호아래 그라운드에 등장했다. 역대 통산 다승 1~2위에 빛나는 송진우와 정민철 그리고 최초의 40홈런 시대를 연 장종훈과 최다안타왕 이강돈이 자리를 빛냈다.

정장 차림으로 그라운드에 나간 4명의 레전드들은 추억의 빙그레 유니폼을 입고 도열했다. 이어 청룡기 고교야구선수권대회 참가와 호주 유학으로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악바리' 이정훈 천안 북일고 감독과 '대성불패' 구대성도 구장 영상 메시지를 통해 팬들에게 인사하고 한화 이글스의 안녕을 기원했다.
이어 시구는 빙그레의 전성기를 이끈 김영덕 전 감독이 맡았다. 리무진을 타고 좌측 외야에서 등장한 김 전 감독은 레전드들과 악수를 한 뒤 모자를 벗어 팬들에게 답례했다. 이어 마운드 근처에서 시구를 했다. 공은 원바운드로 포수 강민호에게 향했고, 관중들은 뜨거운 환호로 화답했다.
김영덕 전 감독은 1982년 OB의 원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명감독으로 통산 717승을 올린 명장. 특히 빙그레를 맡은 1988년부터 1993년가지 6년간 415승294패17무 승률 5할8푼5리로 전성기를 구가했다. 1989년·1991년 페넌트레이스 1위에 올랐으며 1988~1990년·1992년 4차례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비록 한국시리즈 우승은 1999년에 이뤘지만, 김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빙그레 레전드들이 함께 한 이 시기가 진정한 영광의 시절이었다.
한화는 올해 구단 창단 후 3번째로 낮은 승률(0.364)에 시달리며 최악의 해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날 대전구장을 찾은 빙그레 레전드와 영광의 시절을 떠올리며 힘찬 재도약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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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