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기계' 두산김현수(24)의 예상이 완벽하게 적중했다.
'2012 팔도.프로야구 올스타전'이 열린 21일 대전구장. 경기전 김현수는 허리 부상으로 갑작스럽게 불참한 한화 박찬호와 경기장 입구에서 마주쳤다. 박찬호는 그를 따뜻하게 격려했고, 김현수는 "오늘 목표는 안타 하나 치는 것"이라며 소박하게 말했다. 이어 "홈런레이스는 태균이형이 우승할 것"이라며 한화 김태균(30)을 강력 추천했다.
김현수는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0년 올스타전에서 7아웃 체제로 치러진 결승전에서 무려 10개의 홈런을 쏘아올렸다. 역대 최다 홈런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존재감을 뽐냈다. 올해 올스타전 홈런레이스에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이날 경기 전 김현수는 "홈런왕은 태균이형이 할 것이다. 나는 어려울 것 같다. 대전구장이 작다고 해서 쉽게 칠 수 있는 게 아니다. 하지만 태균이형은 내가 친 것보다도 더 많이 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하며 김태균을 강력하게 추천했다.
김현수의 예상은 하나도 빗나가지 않았다. 예선에서 김태균은 4아웃 이후 무려 12연속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쉴새없이 터지는 홈런포에 지켜보는 관중들은 연신 넘어가는 타구를 바라보며 탄성을 질렀다.
12연속 홈런 후 범타로 물러난 김태균은 다시 중앙 담장을 넘겼고, 마지막 아웃카운트 남기고 배트 끝을 우측으로 가리키며 밀어치기 홈런을 예고했다. 파울이 됐지만 팬서비스까지 잊지 않은 김태균의 쇼맨십에 모두가 환호했다. 14홈런을 때린 김태균은 김현수의 10개를 제치고 역대 최다 홈런의 위력을 떨쳤다.
결승에 진출한 김태균은 LG 박용택과의 승부에서도 여유있게 우승했다. 선공 박용택이 3개를 친 다음 후공 김태균이 7아웃에서 4번째 홈런을 터뜨리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어 9아웃에서 5~6번째 홈런 축포 작렬시키며 박용택에 더블 스코어로 우승을 차지했다. 2005년·2007년에 이어 한국 3번째. 2010년 일본까지 포함하면 한일 통산 4번째로 올스타 홈런왕 올랐다.
반면 김현수는 그 자신의 예상대로 예선에서 참가자 8명 중 가장 적은 하나의 홈런을 치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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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