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하위권끼리 싸움에서 승점 3점을 주지 않은 것만으로도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상주 상무는 21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22라운드 대전 시티즌과 경기서 후반 38분 터진 김용태의 동점골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패색이 짙었던 상주가 기사회생하는 순간이었다.
경기는 무승부였지만 패배에서 벗어나 원정길에서 승점 1점을 챙길 수 있었던 귀중한 승부였다. 그러나 경기 후 인터뷰실을 찾은 박항서 감독은 썩 만족스럽지 않은 기색을 얼굴에 내비쳤다.

"15, 16위끼리 하위권 싸움이지만 (지난 번에)홈에서 한 번 졌고 꼭 이겨야 할 경기였다. 결과적으로 보면 골을 너무 쉽게 허용하면서 어려운 경기를 하게 됐다. 선제골을 넣었으면 쉽게 풀어갈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낸 박 감독은 "하지만 같은 하위권끼리 승점 3점을 주지 않은 것만으로도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승점 1점은 따냈지만 여러 모로 아쉬운 점이 너무나 많은 경기였던지 박 감독은 편하게 웃지 못했다. 특히 허리 쪽에서 김철호와 박상희가 기대만큼 해주지 못한 부분이 컸다. 박 감독은 "둘이 기대했던 만큼 미드필드 싸움을 못해줬다. 철호는 세컨드볼이나 기동력 같은 부분에서 많이 떨어졌고 상희는 경기력과 같은 부분에서 분발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스쿼드가 얇은 시도민구단의 특성상 여름은 괴로운 계절이 될 수밖에 없다. 잘 알면서도 '이 없으면 잇몸'으로 버텨내야 하는 박 감독은 선수들이 "군인으로서 정신적인 면을 더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체력이 고갈되고 나면 집중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니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만큼 선수들이 군인정신으로 버텨주기를 바란다는 것.
그래도 값진 무승부 속에서 소득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이날 상주는 그동안 약점으로 손꼽히던 세트피스에서 한 단계 발전한 모습을 보여줬다. 비록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날카로움이 돋보인 간접 프리킥 등으로 대전을 위협한 것.
이에 대해 박 감독은 "전반기를 돌고 난 후 문제점이 몇 가지 있었다. 세트피스의 단조로움도 문제점 중 하나였다"며 "부대장한테 세트피스가 부족하다고 혼나기도 했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 훈련을 했던 부분들이 경기에서 다양하게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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