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지도자다. 하지만 위기를 재빨리 수습했다. 초보답지 않은 모습이다. 위기 관리를 하면서 팀을 하나로 만들었다. 바로 '뱃살텔리' 최용수 서울 감독이다.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FC 서울은 지난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 오일뱅크 K리그 22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와 경기서 6-0으로 대승을 챙겼다.
최근 2경기서 1무1패로 부진했던 2위 서울은 이날 대량 득점에 성공하며 승점 3점을 획득해 승점 45점을 마크, 대구와 비겨 1점을 추가하는 데 그친 3위 수원(승점 40점)과 격차를 벌렸다.

서울의 승리는 더욱 절실했다. 부담스러운 상대였지만 완벽한 경기력으로 문제점들을 해결하면서 강팀다운 면모를 선보였다.
최용수 감독은 경기 후 가진 인터뷰서 "힘들었던 지난주를 끝내고 피곤함이 많이 쌓여 있었다"면서 "좋은 내용을 통해 승리해서 너무 기쁘다.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기 때문에 더 기쁘다. 투혼을 발휘한 선수들이 정말 고맙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어 최 감독은 "부산의 핵심 선수들이 빠졌지만 끈끈한 팀 플레이를 펼쳤기 때문에 이렇게 많은 골을 넣을 줄 몰랐다"면서 "정상적인 경기 운영으로 상대의 실수를 노렸다. 선제골이 빨리 터진 것이 대량 득점의 원인같다"고 말했다.
최 감독이 말한 지난주는 전북-인천전이 이어진 한 주였다. 서울은 1위인 전북을 상대로 수비적 축구로 0-0 무승부를 일궈내면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그러나 인천전을 앞두고 삐걱거렸다. 공격의 핵심인 몰리나가 전 소속팀과 소송으로 인해 브라질을 다녀올 수밖에 없었던 것.
계획에 변수가 생겼지만 최용수 감독은 빠른 결정을 내렸다. 젊은 지도자답게 당장의 결과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먼 미래까지 본 것. 아직 시즌이 절반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일희일비하는 것이 아니라 선수의 기를 살려주면서 마지막까지 보겠다는 것이 최 감독의 생각.
몰리나가 빠진 서울의 공격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 또 데얀이 페널티킥까지 실축하면서 흔들리고 말았다. 결국 2-3으로 역전패하면서 2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했고 전북과 격차가 벌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실망하지 않았다. 재빠르게 선수들을 독려했다. 특히 노장 선수들과 돈독했던 관계가 큰 도움이 됐다. '형님 리더십'을 통해 모두에게 똑같이 대했다. 최 감독의 의중을 선수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부산이 비록 주전이 대거 이탈하면서 정상적인 전력은 아니었지만 쉽지 않은 대결이었다. 선수들에게 집중력을 강조하면서도 노장들에게 선수단을 이끌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 결과 서울은 완승을 챙겼다.
지난 20,21라운드서 많은 공부를 한 최 감독은 선수단을 다잡을 수 있었다. 이는 선수의 말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2골을 터트린 김진규는 "우리 팀의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좋다. 특히 노장인 선배들이 얼굴을 전혀 찌푸리지 않는다. 비록 경기에 나서지 못하지만 자기들이 해야 할 것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린 선수들과 함께 팀이 잘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