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사' 페르난데스, QPR도 변화시킬까?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07.22 07: 19

토니 페르난데스(48) 구단주가 퀸스 파크 레인저스(QPR)를 엄청난 변화로 이끌 수 있을까?.
페르난데스 QPR 구단주는 승부사다. 이미 능력도 인정받았다. 말레이시아의 쓰러져 가는 항공사에 불과했던 에어아시아를 공격적인 운영으로 세계 최고의 저가 항공사로 둔갑시킨 것. 비록 저가 항공사라는 꼬리표가 붙지만 아시아 최고·세계 최고라는 수식어도 함께 하고 있다.
저가 항공사 에어아시아의 CEO인 페르난데스 구단주는 2001년 말레이시아 국영 항공사였던 에어아시아를 단 1 링깃(약 360 원)에 인수했다. 말이 인수였지 1100만 달러(약 125억 원)의 부채를 안게 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페르난데스는 에어아시아를 성공적으로 변화시켰다. 에어아시아는 2001년 페르난데스가 인수하고 1년 뒤 모든 부채를 갚고 흑자로 돌아섰다. 엄청난 변화였다. 이뿐만 아니다. 단 2대의 항공기는 이제 104대의 항공기가 됐다. 페르난데스는 이와 같은 에어아시아의 변화를 자신의 손으로 이루어냈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이제 페르난데스는 에어아시아의 성공 신화를 QPR에 도입하려고 한다. 물론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 최대한 비용을 절감시켜 성공을 이끌어 낸 에어아시아와 막대한 돈을 투자해 선수들을 사 모아야 하는 프로 축구단의 운영은 다르지 않겠냐는 것.
하지만 페르난데스는 달랐다. "축구도 다른 사업과 똑같다고 생각한다. 이윤을 창출한다는 목적은 같지 않나. 항공과 축구가 전혀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항공사를 운영하는 것도 많은 돈이 필요하다"며 "많은 항공사가 흑자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에어아시아만 흑자를 낸 것을 QPR에도 적용하고 싶다. 그렇게 된다면 주주들이 계속 참여해서 QPR 또한 성장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페르난데스의 QPR에 대한 특별한 애정도 QPR의 발전에 있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1살 때부터 위성 라디오를 통해 축구를 접한 페르난데스는 당초 자신이 응원하던 웨스트햄을 인수하려 했다. 하지만 3번이나 거절을 당했다. 결국 페르난데스는 자신이 대학을 다니며 항상 보고 지냈던 QPR을 인수했다.
페르난데스는 "다른 팀들에서 인수 협상을 시작하자고 연락이 왔지만 관심 자체가 없었다. 하지만 QPR은 달랐다. 예전부터 봤기 때문에 관심이 생겼다. 또한 성취적인 면에서 가진 것이 없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같이 모든 것을 가진 구단과 QPR은 다르다"며 "QPR은 작은 팀이다. 에어아시아가 10년 전 단 2대의 비행기에서 지금 104대가 된 것처럼 성공을 이끌어 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페르난데스는 QPR 변화의 시작으로 박지성을 영입했다. 박지성이 갖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의 경험과 기량을 QPR의 다른 선수들에게 전수, 전체의 성장을 이끌어 내려는 것이 목적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은퇴를 하려던 박지성은 페르난데스의 큰 뜻에 마음을 돌려 이적을 결심하게 됐다.
당초 박지성의 영입은 휴즈 감독마저 100% 불가능하다며 고개를 저어댔다. 주위에서 가능하다고 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박지성은 QPR 유니폼을 입게 됐다. 결국 박지성의 영입을 이끌어 낸 페르난데스는 QPR도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QPR은 지난 시즌 간신히 강등을 면한 팀이다. QPR에 대한 평가는 이번 시즌에도 지난 시즌과 비슷하다. 하지만 QPR은 변하고 있다. 선수들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런 QPR이 페르난데스의 애정과 추진력으로 잘 버무려진다면 하위권에서 탈출, 꿈을 향해 도약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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