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1과 워크래프트3를 대표하는 레전드들의 스타크래프트2서 처음 맞붙은 빅매치. 아직 김택용의 준비기간이 길지 않은 탓에 많은 의미를 줄 수는 없지만 그래도 눈을 뗄 수 없는 레전드들의 한 판 승부였다. 결과는 '안드로장' 장재호(27, 프나틱)의 완승. '혁명가' 김택용(22, SK텔레콤)이 다양한 전략으로 분전했지만 아직은 장재호가 한 수 위였다.
장재호는 22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 테크노마트 3층 인텔 e스타디움서 열린 '월드챔피언십(WCS) 한국대표 선발전' 예선 F조 16강전서 안정적인 방어 뒤 후반 운영으로 김택용을 2-0 으로 꺾고 예선 8강 진출에 성공했다.
1세트 '구름왕국'의 초반 기세는 김택용이 좋았다. 앞마당 확장 이후 차원관문을 늘린 김택용은 황혼의회를 올리면서 점멸 추적자로 세번째 부화장을 펼친 장재호를 강하게 압박했다. 증폭을 관문으로 힘을 주며 강공을 선택한 김택용은 병력을 쉼 없이 소환했지만 바퀴 잠복을 개발한 장재호의 발빠른 대처로 공격이 막히면서 주도권을 내줬다.

그러나 김택용은 김택용이었다. 11시 외진 지역에 황혼의회에 이어 암흑성소를 워프한 김택용은 암흑기사(다크템플러)로 장재호의 후방을 교란하고 정면으로는 계속 힘싸움을 이어가며 20분까지 팽팽한 승부를 연출했다.

하지만 장재호의 강력한 반격은 승리의 직격탄으로 이어졌다. 인구수 200을 다 채운 장재호는 김택용의 세번째 연결체와 두번째 연결체가 있는 앞마당으로 병력을 양분해 공격하기 시작했다. 김택용이 세번째 연결체로 들어오는 공격은 막았지만 두 번째 연결체로 들어오는 공격에 앞마당의 로봇공학시설과 본진 인공제어소를 날아가면서 경기는 급격하게 장재호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결국 힘의 균형이 무너지자 김택용은 항복을 선언하며 2세트로 넘어갔다. 2세트'안티가조선소'에서도 김택용은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김택용이 로봇공학시설 건설 이후 불멸자 3기와 추적자-파수기 조합으로 공세를 택하자 장재호는 가시촉수와 다수의 바퀴로 공세를 막아내며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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