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후반기 상승 위한 세 가지 과제는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7.23 10: 41

5할 승률 ‘-8’을 극복하는 후반기가 될 수 있을까.
전반기 성적 34승 42패 2무를 기록한 LG가 앞으로 30경기에 올인, 후반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LG 김기태 감독은 전반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앞으로 30경기에서 올 시즌이 판가름 난다. 지금부터 후반기까지 총력전을 펼칠 생각이다”고 마지막 각오를 다진 바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약 한 달의 시간동안 -8을 모두 줄이는 것은 쉽지 않다. 결국 LG는 앞으로 한 달 -3정도까지 5할 승률에 다가가고 시즌이 종료되는 시점에도 최선을 다해야 5할 승률에 가까워 질 것이다. 4강 포스트시즌 진출이 아니더라도 시즌이 종료 됐을 때,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미래에 대한 비전을 보여줘야한다. 이를 위해 LG가 후반기에 해결해야될 과제를 짚어본다.

▲ 전반기 막판에 살아난 수비 유지
LG는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인 잠실 SK전에서 시즌 초에 보여줬던 수비력이 살아나 2승 1패, 5주 만에 위닝 주간을 보냈다. 외야진에선 중견수 이대형이 장타성 타구들을 모두 잡아내며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볐고, 내야진도 3연전 동안 단 하나의 에러도 기록하지 않았다. 유격수 오지환은 15경기 연속 무실책 중이고 3루수 김태완은 타구들을 신속하게 처리하며 상대의 내야안타를 저지했다.
시즌 초 LG의 가장 돋보인 부분 중 하나는 수비였다.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부단히 강조했던 수비가 결실을 맺고 실점을 최소화했다. 홈 태그아웃 수가 급격히 늘어날 정도로 외야 릴레이플레이가 정교하게 이뤄졌다. 오지환도 일취월장한 수비로 마침내 LG가 유격수 자리에 대한 걱정을 내려놓게 하는 듯싶었다.
하지만 6월 중순 팀이 급격한 하락세에 접어든 시점부터 이미 LG 수비는 균열이 갔다. 오지환은 이번에도 잠실구장 그라운드에 적응하지 못해 실책 부문 최상단에 자리했다. 외야진은 이대형이 부진으로 2군에 가면서 진루를 막기를 커녕, 한 베이스를 더 내줬다. 드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지만, 잠실구장에서 때린 3루타 보다 맞은 3루타가 2배 이상 많았다. 
결국 김기태 감독은 최근 수비위주의 라인업을 구성, 이대형이 1할대 빈타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이대형을 선발 라인업에 포함시키고 있다. 현재 팀 실책 최다인 63개로 불명예스러운 1위에 자리하고 있는 LG가 후반기에 이를 벗어날 수 있을지 지켜볼 부분이다.
▲ 총체적인 마운드 재건
에이스 벤자민 주키치를 비롯해 선발진과 불펜진 모두 떨어진 페이스를 회복하는 것도 주요과제다. 주키치는 전반기 마지막 주에 변칙 등판, 일주일 동안 선발투수로 두 번, 구원투수로 한 번 마운드에 올랐다. 팀에 최대한 많은 승리를 안기기 위한 결정이었지만 결과는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실패였다. 지난 시즌 3경기에서 단 1세이브에 그친 주키치는 올 시즌은 홀드 하나 만을 남겼다. 팀도 1승 2패로 주키치의 승률에 부합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주키치의 컨디션이다. 지난 시즌 주키치는 변칙 등판 후 평균자책점 4.35를 기록, 에이스와 거리가 먼 성적을 올렸다. 주키치가 이번에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후반기에 고전한다면, LG는 마운드 붕괴를 피할 수 없다.
시즌 중반까지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했던 신예 선발투수진도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주키치-리즈-김광삼 3선발까지 확정된 가운데 우규민이 선발투수로 뛸 경우 최성훈·이승우·임정우 중 한 명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셋 중 누가 됐든 선발진에 포함된 투수는 자신의 진가를 증명해야 한다.
유원상-봉중근 필승조 라인이 후반기에도 팀 승리를 지켜야하는 것은 물론, 좌투수 이상열과 사이드암 김기표가 베테랑 투수로서 전반기 부진을 씻고 일어나야한다. 이상열은 대부분의 경기에서 상대 좌타자를 잡기 위한 원포인트 릴리프로 나왔는데 올 시즌 좌타자 피안타율 3할2푼8리로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지 못했다. 김기표도 좌타자보다는 우타자에게 더 고전하며 불펜 운용의 박자가 어긋났었다. LG가 엇박자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불펜진의 고른 활약이 동반될 필요가 있다.
▲ 새 얼굴 나와야 하는 야수진
김기태 감독은 부임 직후 포지션 무한경쟁을 선언, 연차에 관계없이 잘하는 이에게 주전 포지션을 맡기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올 시즌 여전히 이병규(9번)·박용택·정성훈·이진영이 팀에 차지하는 부분은 절대적이다. 문제는 현재 이 네 선수 모두 30대 중반을 바라보거나 넘어선 시점이라는 것이다. 팀의 미래는 물론 이들의 체력 안배를 위해서라도 야수진에 새얼굴이 나타나야 한다.
이병규(7번) 홀로 팀 내 최고 타율과 출루율을 기록하고 있고 아쉽게도 그 외에는 눈에 띄는 신진세력이 없다. 2군 선수들을 1군에 콜업시켜 바로 선발 라인업에 넣은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지만 이천웅, 최영진의 급성장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전반기 마지막 3연전에서 공수 맹활약을 펼친 김태완, 팀 내 홈런과 타점 2위인 오지환, 안정된 2루 수비를 자랑하지만 2할대 초반 빈타에서 빠지나오지 못하고 있는 서동욱, 타자로서 정체성 확립에 나선 정의윤, 3할대 도루저지율을 찍고 있는 김태군 등은 그야말로 후반기를 1군 주전 선수로 자리 잡는 시기로 만들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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