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줄이냐 우정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SBS 주말 특별기획 '신사의 품격'(이하 신품)이 '17살차' 최윤(김민종 분)과 임메아리(윤진이 분) 커플의 안타까운 사랑을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두 사람 사이 어마어마한 나이 차보다 더 큰 장애물은 임태산(김수로 분)의 존재다. 극중 임태산과 최윤은 김도진(장동건 분), 이정록(이종혁 분)과 함께 20년이 넘는 우정을 자랑하는 사이임과 동시에 임메아리의 친 오빠다. 임태산은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어린 여동생 임메아리를 '금쪽 같이' 아끼고 사랑할 뿐 아니라 절친 최윤과도 피보다 진한 우정을 나누고 있다.
그간 '신품'에서는 철부지 임메아리가 아내와 사별한 최윤을 일방적으로 짝사랑하는 듯한 구도가 그려지고 있었다. 그러나 극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최윤 역시 임메아리에 대한 마음을 가눌 길이 없어 방황했고 두 사람의 상황을 눈치 챈 임태산이 각각 경고(?)를 보내면서 과연 이 위태로운 커플의 러브라인이 어떻게 흘러갈지 귀추가 주목됐던 상황. 그러나 지난 주말 방송분에서 결국 임태산에 의해 강제로 미국 유학길에 오르는 임메아리를 주저앉힌 최윤의 뒤늦은 사랑 고백이 이어지면서 이 러브라인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혼자 울게 해서 미안하다. 뒤늦은 사랑 고백도 미안하다. 이젠 오빠만 믿고 따라와"라고 말하며 임메아리를 향한 진심을 폭발시킨 최윤은 그녀를 데리고 임태산 앞에 찾아가 용서를 빌었지만 친구의 분노를 막을 길이 없었다. 결국 "나는 (동생도 친구도) 둘 다 잃었다"며 망연자실하는 임태산과 용기 내 사랑을 시작한 최윤-임메아리 커플의 평행선 같은 관계가 시작됐다. 너무도 사랑하는 친구지만 사별의 아픔을 간직한 데다 17살이나 연상인 최윤에게 여동생을 내어줄 수 없는 임태산의 고민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면서도 최윤-임메아리 커플의 절절한 로맨스를 향한 응원도 만만치 않은 상황. 과연 이 세 사람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일단 일반적인 혹은 전형적인 드라마의 공식을 따른다면 최윤-임메아리 커플 역시 해피엔딩을 맞을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고뇌하던 임태산이 결국 두 사람의 사이를 허락하고 세 사람이 아름다운 관계로 돌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김은숙 작가에게서 또 다른 시나리오가 튀어나올지도 모른다는 예측도 만만치 않다. 이들의 관계를 열린 결말로 남기거나 극단적인 경우, 새드엔딩도 불사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시청자들 사이 퍼지고 있는 것.
흥미로운 것은 최윤-임메아리 커플의 미래에 대한 시청자들의 바람도 엇갈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내가 임태산이라고 해도 절대 허락 못 한다'는 쪽과 '힘들지만 허락하겠다'는 쪽으로 의견이 나뉘고 있다. 그러나 네티즌 사이에서는 이제까지 최윤-임메아리 커플이 보여준 지고지순하면서도 풋풋한 러브스토리를 이유로 들며 이들을 응원하는 쪽이 다소 힘을 받는 듯 보인다.
과연 당신이 임태산이라면, 임메아리를 최윤에게 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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