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붐이 야구만화 부활로 이어질 수 있을까.
지난 20일 한국 만화계의 3대 거장 이상무·이현세·허영만 작가가 야구만화 특별전 대담에서 한국 야구만화의 부활을 기원하고 대책을 강구했다.
1980년대 초반 한국 야구계의 키워드는 프로야구 출범과 이현세 작가의 야구만화 ‘공포의 외인구단’이었다. 1982년 시작된 프로야구는 출범 첫 해부터 ‘국민 스포츠’가 됐고 1983년 연재를 시작한 공포의 외인구단도 프로야구 붐과 시너지를 이뤘다. 실제로 공포의 외인구단으로 인해 전국에 만화방이 생겨났을 정도로 만화 하나가 새로운 사업체를 만들어냈다.

공포의 외인구단은 만화 하나로 그치지 않았는데 1986년에는 이장호 감독이 영화화했고 연재를 시작한지 무려 26년이 지난 2009년에는 드라마로 방영되기도 했다. 그만큼 지금도 야구팬들의 가슴 속에는 공포의 외인구단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고 새로운 야구만화에 대한 갈증도 남아있다.
현재 야구 붐의 핵은 프로야구다. 어느덧 800만 관중 시대를 바라볼 정도로 매년 프로야구를 지켜보는 팬이 늘어나고 있다. 때문에 야구만화도 프로야구 콘텐츠를 이용한다면 보다 쉽게 독자들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다. 실제로 주요 포털사이트에선 프로야구 콘텐츠를 활용한 만화들이 다수 연재되고 있다.
‘우정의 마운드’, ‘다시 찾은 마운드’, ‘달려라 꼴찌’ 등 70, 80년대 인기 야구만화 작품을 그린 이상무 작가도 “프로 구단에서 야구만화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홍보에 만화가 효과적인데 구단에서 이를 알고 만화를 활용했으면 한다”고 프로야구와 야구만화가 공생관계를 갖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프로야구 구단과 선수들 라이선스 문제를 해결해야한다. 이현세 작가는 이 부분에 대해 “실제로는 야구 인기가 많아지고 야구팬들도 많아졌다. 하지만 작가가 연고지나 팀을 두고 작품을 만들기엔 현실적인 제약이 많다”고 아쉬워했다. 즉 만화에 구단명과 선수 이름이 들어가기 위해선 KBO(한국야구위원회)와 KBO의 마케팅 자회사인 KBOP에 허가가 반드시 필요하다.
결국 야구만화 붐이 일기 위해선 판권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 프로야구를 만화로 옮기거나, 공포의 외인구단처럼 프로야구와 외적인 캐릭터를 창조해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한다. 실제로 허영만 작가는 야구만화를 기획, 구상 중에 있다면서 “현재 야구만화를 짜고 있다. 공 하나로 경기를 제압하는 투수를 그려보고자 한다. 경기 내내 벤치에서 아무 것도 안 하는 선수지만 팀이 위기에 몰렸을 때 등판해 공 하나로 팀을 구해내는 투수가 등장하는 만화를 구상중이다”고 신작을 예고했다.
한국 프로야구도 이제는 모자만이 아닌 응원도구, 유니폼, 야구게임을 통해 야구팬들을 프로야구에 하루 종일 집중시키고 있다. 여기에 야구만화까지 가세한다면 전체적인 야구 붐은 한 층 더 거세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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