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김은희 작가도 작두 탔나?
OSEN 장창환 기자
발행 2012.07.23 17: 29

SBS 수목극 '유령'이 출연배우들의 열연과 더불어 후반부로 다다르면서 예상치 못한 반전의 반전을 거듭,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웰메이드 드라마' 반열에 올랐다.
'유령'은 지난해 3월 시청률 25%를 넘기며 인기리에 종영한 수사물 '싸인'의 김은희 작가의 작품이다. 숨 막히는 전개로 마니아 층을 형성했던 '싸인'의 장점과 사이버 수사대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더해 탄생시킨 '유령' 또한 신드롬급 열풍을 몰고 오고 있다.
'유령'의 인기 뒤에는 김 작가가 있다. 김 작가는 소지섭, 이연희, 곽도원 등 주요 배우들에게 적절한 배역과 대사를 부여해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무엇보다 김 작가는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를 짜내 시청자를 '멘붕(멘탈붕괴)' 상태에 이르게 만들고 있다.

김 작가는 극 중 사이버 수사대 1팀 김우현(소지섭 분) 팀장이 방송 2회 만에 죽음을 맞이하는 파격적인 전개를 선택, 시청자를 패닉 상태에 빠뜨렸다. 시청자는 주인공이 방송 2회 만에 죽는다는 것을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 더 놀라운 점은 중태에 빠졌던 우현의 친구 해커 박기영(최다니엘 분)이 우현의 얼굴로 페이스오프(Face-off)하는 파격적인 소재를 선보였다.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충격적인 반전은 극의 몰입도를 더욱 올리며 '미드급 드라마'라는 극찬을 받기도 했다.
결국 우현의 얼굴을 한 기영은 과거 경찰대 재학 시절의 '감'을 살려 사이버 수사대의 일원으로 복귀하면서 우현이 남긴 증거를 토대로 경찰청 내부의 스파이를 추적해갔다. 배우 신효정(이솜 분)의 자살사건의 용의자를 추적하는 과정은 '식스센스급 반전'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경찰청 내부 동조자로 지목됐던 용의자만 해도 이태균(지오 분), 한영석(권해효 분), 변상우(임지규 분), 전재욱(장현성 분) 등이었지만, 매회 시간이 지나면서 스파이일 것만 했던 용의자들의 알리바이를 풀어내는 치밀한 구성을 펼쳤다.
김 작가는 '싸인'에 이어 여러 에피소드를 드라마 중간에 삽입했다. 이번 '유령'에서는 '연예인 성접대 리스트', '디도스공격', '민간인 불법 사찰' 등 사회적으로 민감한 소재들을 드라마에 녹이면서도 전혀 거부감없이 공감을 자아내는 필력과 창의력을 과시했다.
이에 대해 '유령' 관계자는 OSEN에 "시청자들이 '유령'을 시청하면서 가장 놀라는 부분은 반전이다. 요즘 시청자들은 드라마를 보면서 전개를 예측하고 상상한다. 김은희 작가는 그런 시청자들의 예상을 뒤엎는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고 이를 자연스럽게 풀어내며 시청자에게 기분 좋은 놀라움을 전달해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며 "여러 에피소드를 드라마 안에 삽입하는 것도 김 작가의 생각이다. 전작 '싸인' 역시 커다란 사건 안에 2~4개 정도의 에피소드를 묶어 전개했다. 그것도 김 작가의 스타일이자 강점이다"고 전했다.
뛰어난 연기를 과시하는 배우를 두고 '작두 탄 연기력'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김 작가 또한 배우 못지 않은 창의적인 발상과 반전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에게 '작두 탄 작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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