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짙어지고 훨씬 성숙해진 길미다. 힙합 그룹 클로버에서 보였던 카리스마에 섹시함과 여성스러움까지 더해졌다.
지난 2010년 은지원, 미스터 타이푼과 함께 힙합 혼성팀 클로버로 활동해온 길미가 2년만에 솔로 앨범으로 여름 음악계에 여자 솔로의 파워를 보여줬다.
길미가 들고 나온 곡 ‘내가 먼저’는 미디움 템포의 그루브가 살아있는 알앤비곡으로, 그간 길미가 보였던 랩과는 성격이 많이 다르다. ‘내가 먼저’는 연인을 아직 사랑하지만 상대방에게 차이기 전에 내가 먼저 차겠다는 내용으로, 중독성 강한 후렴구가 돋보이는 곡이다.

길미가 속한 클로버의 리더 은지원은 길미의 이번 노래 전반에 코러스를 했으며 중간 중간 파워풀한 랩을 선보여 곡의 완성도와 퀄리티를 동시에 높였다. ‘내가 먼저’는 공개 당일 음원 차트 1위에 오르는 파워를 보여 아이돌의 인기에 버금가는 높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최근 만난 길미는 무대 위를 꽉채우는 카리스마와는 반대로 왜소하고 아담한 여인의 모습으로 기자를 맞았다. 길미는 음원 1위를 한 소감에 대해 “처음이었다”라며 흥분된 소감을 밝혔다.
“아이돌 같은 경우에는 팬덤이 워낙 강해서 나오자마자 1위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나는 그런 아이돌이 아니라서 1위를 할 것이라는 기대는 아예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웬걸, 음원 차트 1위에 제 이름이 있는거예요. 너무 놀랐죠. 정말 감사했어요.”

길미는 2년 만에 낸 솔로 앨범이 이 같은 큰 성과를 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클로버로서의 길미와 솔로로서의 길미는 확연히 달랐고 본인 역시 이에 대해 남다른 각오를 가지고 있었다.
“솔로로서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할까 이런 고민을 많이 했어요. 랩을 주로 보여왔는데 이번에는 알앤비 곡이잖아요. 사실 제가 알앤비를 한다고 했을 때 일부 팬들은 실망하는 빛도 보이시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제가 하고 싶고 제 스타일의 알앤비를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요즘 너도 나도 일렉트로닉 음악을 하잖아요. 사람들이 제 음악을 듣고 잠시나마 편안함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길미의 ‘내가 먼저’는 놀랍게도 그녀의 올 초 실제 연애담이다. 약간의 픽션이 더해졌다는 그지만, 자존김 강한 여성의 공감살 만한 가사가 이번 인기에 큰 몫을 한 듯 했다.
“이 노래는 올 초 제 실제 연애담이에요. 사실 연애할 때 갈거면 가라라는 쿨한 스타일인데, 올 초에는 좀 남달랐달까. 어느날 필 받아서 한 시간만에 작사를 완성했어요. 사실 조금의 과장은 있어요. 여자라면 누구나 사랑에 자존심이 있을 것 같아요. 그 사람을 좋아하지만 내가 먼저 차일까봐 먼저 헤어지자고 말하는 이런 경험, 다들 한 번쯤은 있지 않을까요? 공감대있는 가사가 많은 여성팬들이 지지해준 큰 이유였던 것 같아요.”

길미의 이번 음악에는 같은 팀의 리더 은지원이 많은 공을 들였다. 그는 뮤직비디오에 직접 출연해 물벼락을 맞는 열연에서부터 길미의 스케줄을 일일이 챙기는 세심함까지 보여줬다고.
“음악 작업하는 내내 디렉터도 봐주고, 코러스 등 많은 부분을 다 프로듀싱 해줬어요. 작사는 제가 했지만 랩 부분의 가사만큼은 지원오빠가 써줬죠. 심지어 안무도 지원오빠가 짜줬을 정도에요. 오빠가 그동안 팀의 리더, 프로듀서로서 지원을 해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전한 적이 있어요. 그런 마음을 이번에 제 앨범에 모두 쏟아주신 거죠. 저한테 사랑받는 가수가 되라고 조언해주세요.(웃음)”
결국 길미는 클로버에서 보인 랩과 솔로로서의 음악적 역량을 모두 인정 받은 셈. 음악적으로 입지를 다진 길미의 소감은 어떨까.
“정말 좋죠. 고정멘트긴 하지만 늘 진심인 제 멘트가 있어요. 클로버 오빠들에 대한 고마움. 오빠들이 있어서 늘 힘이되고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몰라요. 제 음악적 성과도 오빠들이 없었다면 이뤄내지 못했을 거예요. 혼자 무대에 서는 것도 정말 떨렸는데 지원 오빠가 랩 피처링에 나서면서 함께 무대에 올랐거든요. 정말 든든했어요.”
30살을 맞은 길미의 음악 인생은 이제부터가 시작인 듯 보였다. “늦은 나이에 시작했지만 이제 시작이다”라고 말하는 길미의 각오처럼 그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4년째 가수 생활을 하고 있는 지금, 늘 응원해주는 팬들이 있고 클로버 멤버들이 있잖아요. 주변에 내 음악을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보람도 느껴지고 그만큼 편안하게 음악을 하고 있는거죠. 물론 처음에는 열정에 넘쳐서 눈에 불을 켜고 했지만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더라고요. 앞으로 음악하는 사람으로서 꾸준하게 활동할 계획이에요. 솔로 활동 후에는 클로버 앨범도 선보일 계획이니 많은 성원 부탁드려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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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