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스 파크 레인저스(QPR)가 황당한 일을 경험했다.
QPR은 23일(이하 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수라바야의 글로라 붕 또모 스타디움서 열린 페르세바야 수라바야와 아시아 투어 최종전 도중 경기장의 조명이 꺼지는 사고를 당했다. 전반전 종료 직전 10여분 간 경기장 전체의 조명이 모두 꺼져 버린 것.
경기는 자연스럽게 중단됐다. 암흑으로 변한 그라운드에서 공은 물론 선수들조차 구별할 수 없었기 때문. 경기는 쉽게 재개되지 않았다. 경기장의 조명이 하나둘씩 켜지기는 했지만 경기를 시작하기에는 불충분 했던 것. 결국 선수들은 모두 벤치로 몰려와 음료수를 섭취하며 휴식을 취했다.

사실 경기 전부터 전력 부족으로 인한 경기 중단의 낌새는 있었다. 경기 2시간 전부터 몇 차례 경기장 전체의 전력이 끊겼던 것. 하지만 경기 도중 사고가 터질 줄은 아무도 몰랐다.
이에 대해 인도네시아의 한 기자는 "전력 부족으로 조명이 꺼진 것 같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 수도인 자카르타에서는 이런 일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취재를 나온 우리도 당황스럽다. 아마도 경기장이 새로 지어진 탓에 전력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인도네시아 기자의 말처럼 글로라 붕 또모 스타디움은 2010년 신축된 현대식 경기장이었다. 하지만 경기장 주변에는 논과 밭만이 존재했다. 수라바야 시내서 자동차로 1시간 이상 걸리는 곳에 위치하다 보니 전력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한편 5만여명의 페르세바야 홈팬들은 암흑으로 경기가 중단된 시간을 이용, 핸드폰 등의 불빛을 이용 열광적인 응원을 선보이며 페르세바야 선수들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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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라바야(인도네시아)=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