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이런 날씨야".
낮 최고기온 34도를 기록한 23일 대구구장.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찜통 더위 속에 흐르는 땀을 훔치며 이렇게 말했다. "매미가 울기 시작하면 다 죽었다"는 구단 관계자의 농담처럼. 전반기 단독 1위로 마감한 삼성은 찜통 더위 속에 선두 굳히기에 박차를 가할 태세.
후반기 첫 경기를 하루 앞둔 23일 오후 대구구장에서 만난 류 감독은 "2위 롯데와 4경기차로 앞서 있지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운을 뗐다. "윤성환이 제 몫을 해줘야 한다". 류 감독은 다승왕 출신 윤성환(31, 투수)을 후반기 키플레이어로 점찍었다.

지난해 팀내 최다승(14승)을 거둔 윤성환은 올 시즌 3승(4패)에 불과했지만 3.20의 평균자책점에서 알 수 있듯 팀내 선발진 가운데 가장 안정된 모습을 과시했다. 지난달 7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왼쪽 허벅지를 다친 뒤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 윤성환은 SK와의 주중 3연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
류 감독은 "윤성환이 잘 던지다가 허벅지를 다친 뒤 부상 공백이 길었다. 윤성환과 차우찬만 잘 해주면 선발진에 대한 걱정은 없을 것"이라며 "부상만 없다면 제 몫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많이 쉬었으니 잘 해주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공격에서는 최형우(29, 외야수)의 활약 여부가 관건. "최형우가 좀 쳐준다면 경기가 수월하게 전개된다"는 게 류 감독의 계산.
삼성은 올 시즌 SK(5승 7패)와 두산(3승 8패)에 약세를 보였다. 이에 대해 류 감독은 "팀 전력이 좋지 않을때 SK와 두산과 맞붙었는데 한 번 붙어봐야 할 것 같다"고 설욕을 다짐했다. 이어 그는 "어느 팀이든 항상 2승 1패 이상 거둬야 치고 나갈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중위권과 격차가 좁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크게 우려하는 부분은 없다"는 류 감독은 "전반기처럼 부상없이 최선을 다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바라는 게 있다면 좀 더 활발한 베이스 러닝을 선보이는 것. 류 감독은 "조동찬, 배영섭, 김상수, 정형식 등 발빠른 선수들이 상대 배터리를 뒤흔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인 삼성이 후반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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