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한일 통산 500홈런에 의미 두지 않는 까닭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2.07.24 10: 41

"의미 없다". 한일 통산 500홈런에 1개를 남겨놓고 있는 '국민타자' 이승엽(36, 삼성)의 대답은 한결같다.
경북고를 졸업한 뒤 1995년 프로 무대에 데뷔한 이승엽은 2003년까지 9시즌 동안 324홈런을 쏘아 올렸다. 2004년 일본 진출 후 2011년까지 8시즌 동안 159홈런으로 존재감을 떨쳤다. 9년 만에 국내로 돌아온 올해도 16홈런으로 한일 18시즌 통산 499홈런을 마크 중이다.
한일 통산 기록이지만 장훈(504개) 다음으로 한국인 사상 두 번째이자 국내 첫 500홈런이라는 큰 의미가 있다. 개인 통산 500홈런은 136년 역사의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배리 본즈(762개)를 비롯해 총 25명, 76년의 역사의 일본프로야구에서는 왕정치(868개) 장훈(504개) 등 7명만이 달성한 대기록이다.

현역 선수 중에서 500홈런 이상을 달성한 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 짐 토미(필라델피아), 매니 라미레스(오클랜드) 등 3명이고 일본인 선수 중에는 마쓰히 히데키(탬파베이)가 지난해 7월 미일 통산 500홈런을 돌파한 바 있다.
이승엽은 23일 "(한일 통산 500홈런은) 의미 없다. 왜냐하면, 어릴 적 나의 목표는 500홈런이 아니었다. 더 큰 꿈이 있었고 더 많이 해야 한다는 책임감 그리고 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때보다 자신감이 줄었고 내가 생각했던 목표보다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그렇게 큰 의미는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정도로 만족할 수 없다. 그렇다고 예전에 세웠던 목표대로 갈 수도 없다". 이승엽의 원대한 목표가 궁금했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뛰면서 아무도 깨지 못할 기록을 세우는 게 나의 목표였다. 기록이라는 게 깨지라고 존재하는 것이지만 700홈런, 3000안타 등 공격에 관한 모든 부문에서 절대 깨지지 않는 기록을 세우는 게 목표였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그는 "홈런, 타점, 최다 안타 등 3개, 특히 홈런과 타점은 그 누구도 깨지 못할 기록을 세우기 위해 도전하기로 마음속으로 다짐했었다"고 덧붙였다. 데뷔 첫 50홈런 고지를 돌파했던 1999년부터 마음 한 켠에 담아 두었던 이승엽만의 소망이었다.
"한일 통산 기록인 만큼 하나 남았으니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는 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이승엽은 "개인 통산 최다 홈런 신기록 작성도 11개 남았는데 사람들은 내게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어릴 적부터 큰 꿈이 있었기에 팬들께 죄송하지만 (한일 통산 500홈런이) 1999년 54홈런, 2003년 56홈런 만큼 큰 감흥은 없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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