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팀 상승세를 이끄는 주축 선수가 되고 싶다.”
LG 신인 좌완투수 최성훈(23)이 24일부터 시작되는 후반기 페넌트레이스에서 전반기 이상의 활약을 펼칠 것을 다짐했다.
경기고·경희대를 졸업하고 2012 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LG에 지명된 최성훈은 지난해 교육리그와 마무리캠프부터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는 데 성공했다. 2월초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김기태 감독은 “경기를 할 줄 아는 투수다. 아주 영리하고 배짱도 있다. 올 시즌 활약이 기대된다”며 이례적으로 신인 선수에게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김기태 감독의 예상처럼, 사람들이 최성훈 이름 석 자를 알게 되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최성훈은 5월 2일 잠실 한화전에 리그 최고의 좌완투수 류현진을 상대로 프로 데뷔 첫 선발 등판했고 6이닝 2실점을 올리며 승리투수가 됐다.
이후 최성훈은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LG 마운드에 힘을 보탰다. 특히 선발투수로 등판한 5경기에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하며 자신의 진가를 증명했다. 항상 마운드에서 냉정함과 침착함을 유지했고 상대 타자와 몸쪽 승부를 주저하지 않는 과감함도 돋보였다.
최성훈은 지난 전반기를 돌아보며 “1군을 경험했고 여러 가지 상황에 적응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고 본다. 투구 리듬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알게 됐고 마운드에서 어떻게 경기를 운영해야하는지도 조금씩 배우고 있다”며 4월말부터 시작된 약 3개월 동안의 1군 경험에 큰 의미를 뒀다. 아쉬운 점으로는 “팀이 시즌 초의 기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흔들린 게 안타깝다. 내가 큰 도움이 되지 못해서 더 그렇다”고 밝혔다.
최고 구속은 140km 초반대에 불과하지만 최성훈의 최대 강점은 신인답지 않은 강한 마인드다. 위기 상황에서도 좀처럼 표정이 변하지 않고 제구력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선발 등판시 최성훈의 득점권 피안타율은 1할7푼6리, 그야말로 리그 정상급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평소 활달한 성격임에도 마운드만 올라가면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서 “마운드 위에서는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사실 상대 타자에게 안타를 맞으면 화가 나기보다는 오히려 침착해지는 성격이다”며 “(오)지환이가 팀에 합류한 직후부터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그라운드 위에서 감정을 드러내는 걸 좋아하시지 않는다고 조언해줬다. 실제로 투수가 마운드에서 감정을 드러내는 게 야수들에게 좋게 작용하는 경우는 없는 것 같다”고 신인답지 않은 노련함도 보였다.
최성훈의 주무기는 내야 땅볼 유도에 용이한 투심 패스트볼과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커브다. 최성훈은 커브를 가장 자신 있는 구종으로 꼽으며 “커브로 스트라이크 카운트를 잡는 것과 헛스윙을 유도하는 것 모두를 구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주키치에게는 커터를, 유원상에게는 고속 슬라이더의 메커니즘에 대해 물어보고 연구하는 중이다. 당장 던질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커터는 차후 실전용으로 쓸 계획이다.
최성훈은 전반기 자신이 활약했던 것과 부진했던 것 모두 이미 지난 일이라며 앞으로의 경기에만 신경 쓸 것을 강조했다. 전반기 류현진과 김광현과 맞대결에서 승리한 것도 ‘이미 지나간 일’이라고 단정한 최성훈은 “후반기에는 팀 상승세를 이끄는 주축선수가 되고 싶다. 그리고 팀이 4강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큰 무대도 경험해봤으면 좋겠다. 큰 무대에서 더 잘할 자신도 있다”고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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