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 잠입에 멀리서 염탐까지...홍명보호를 벗겨라?
OSEN 이두원 기자
발행 2012.07.24 09: 53

“멕시코 기자라고요? AD카드 좀 보여주시죠”.
한국을 비롯해 멕시코, 스위스, 가봉 등 런던올림픽 축구 B조에 속한 국가들이 함께 훈련하고 있는 영국 뉴캐슬대의 공동 트레이닝 캠프에는 대회 개막이 다가올수록 베일에 싸인 상대국 전력을 조금이라도 더 알아내고자 치열한 탐색전이 전개되고 있다.
특히 이번 대회 다크호스로 꼽히고 있는 한국 대표팀에 대한 관심은 타 팀으로 하여금 ‘잠입’도 불사하게 할 만큼 유독 극성맞았다.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간) 세네갈과 마지막 평가전을 마치고 멕시코와 1차전이 벌어지는 뉴캐슬에 입성한 한국 대표팀은 23일 밤 결전의 장소에서 이틀째 손발을 맞췄다.
그러나 한국 외에도 다른 국가들 역시 한 곳에 위치한 4개 운동장에 나눠져 훈련하고 있다 보니 천막으로 사방을 가려놓았지만 때론 대담하게 대표팀 훈련장에까지 몰래 들어오거나 멀리 문이 벌어진 틈으로 관찰하는 장면이 발생했다.   
23일 한국의 훈련이 한창 진행되고 있을 때 불청객이 찾아왔다. 자신들을 멕시코 한 매체의 취재기자와 사진기자로 밝힌 이들(3명)은 소리 없이 대표팀 훈련장에 들어와 홍명보호의 훈련 모습을 사진에 담고 핸드폰으로 동영상까지 촬영하는 등 바쁜 모습을 보였다. 
그로부터 30여 분이 흐르고 이들의 모습을 수상하게 여긴 대표팀 관계자가 다가가 AD카드를 확인한 결과 이들 중 2명은 멕시코 기자가 아닌 멕시코축구협회 관계자로 드러나 진행요원의 제지 속에 황급히 짐을 싸야 했다.
각국 대표팀의 훈련은 기자들만이 출입이 가능할 뿐 대표팀 오피셜(직원)은 규정상 출입이 불가했지만 어떤 이유에선지 이들은 진행요원이 지키는 제지선을 뚫고 홍명보호의 훈련장에 들어왔다. 이들 중 한 명은 한국대표팀 관계자의 항의에 “아직 취재 등록을 하지 않아 부득이하게 취재용 AD카드를 준비하지 못했다”고 둘러댔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또 그로부터 30여 분이 채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대표팀의 김태영 코치가 훈련 중 “밖에서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는 제보를 해오기도 했다. 확인 차 대표팀 관계자가 밖에 나가자 홍명보호를 염탐하던 이 사람은 황급히 자리를 떴는데, 대표팀 관계자는 “유니폼 색깔을 봤을 때 스위스 관계자였던 것 같다”며 황당한 모습을 보였다.
뉴캐슬에서 전력 노출을 최대한 삼간 채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홍명보호로선 이래저래 예상치 못한 불청객과 잇따라 마주한 찜찜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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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이 지난 23일 뉴캐슬대의 공동 트레이닝 캠프에서 훈련을 지시하고 있다. / 뉴캐슬=올림픽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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