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가 1년반 '공백기' 동안 바뀐 몇가지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2.07.24 08: 47

가수 윤하가 정규 4집 앨범 '슈퍼소닉(Supersonic)'을 내고 컴백했다. 열여섯 살에 데뷔해 곧바로 스타덤에 올랐으니 컴백을 꽤 여러차례 해왔지만, 이번 컴백은 의미가 좀 남다르다. 소속사 분쟁으로 인해 1년반이라는 공백기를 가져야했던 그는 제대로 '철이 들었다'고 했다.
"예전에는 음악 공동작업도 수학적으로 딱딱 맞춰서 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제 팀을 꾸려서 같이 놀기도 하고, 얘기도 많이 하면서 음악을 만들었죠. 1년반이라는 공백기간이 길긴 했지만 앨범 작업은 재미있었어요."
그러면서 예전에 품었던 '독기'도 많이 없어졌다고 했다. 예전에는 악바리 같이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 원동력이었다면, 이제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긍정적인 사고를 하는 법을 배웠단다.

"마음이 많이 열렸어요. 이젠 제가 가진 게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됐거든요. 바쁠 땐 잘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랬지' 하는 일도 많아요. 예전에 한 횟집에서 술 취하신 한 남자분이 영수증에 제 사인을 해달라고 한 적이 있어요. 전 그걸 좋게 받아들이지 못했죠. 그런데 쉬면서 생각해보니까 아무리 횟집 영수증이었다 하더라도 그 분께는 추억이었을텐데, 그렇게 다가와주신 걸 감사했어야 했는데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계속되는 걸그룹 열풍을 보는 눈도 달라졌다. 그들과 싸워서 이겨야 한다는 조급증 대신, 자기 갈 길을 가리고 한 것. 공백기 전, 화려한 메이크업과 섹시 이미지 변신 등을 시도했던 얘기를 꺼내니 하하 웃는다.
"압박감이 있었죠. 나는 1등이 돼야 하고, 올라가야되고, 그러기 위해선 누굴 딛고 올라서야 하고. 어떻게 하면 그럴 수 있을까 했는데 떨어져서 보니까 알겠더라고요. 난 내 영역이 따로 있는데, 내가 너무 안맞는 걸 하려 했구나. 아등바등했던 것 같아요. '대중이 뭘 원할까'를 고심하는 것 자체가 되게 건방진 생각이었던 것 같아요.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야지, 대중의 취향을 읽고 맞추겠다는 것 자체가 어렵잖아요. 불특정 다수를 하나로 묶겠다는 사고방식도 좋지 않고요."
그래서 이번 4집은 그에게 중요하다. 그가 제대로 된 2막을 처음 여는 앨범이기 때문. 아직 어린 나이지만, 십대 후반에서 20대 초반까지, 가장 감수성 예민한 시기를 바쁜 스타로 보낸 그가 뒤늦게 '성숙'을 할 수 있었던 앨범이기도 하다.
"이번 앨범은 제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기록문이에요. 이 곡들과 앨범에서 치유가 많이 됐고요. 하루에 15시간 정도를 작업실에 모여서 놀고 자고 동고동락했어요. 모든 과정에 제가 있었죠. 예전에는 내가 만든 것, 네가 만든 것을 구분했다면 이제 크레딧보다 더 중요한건 음악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내 머리 속에 있다고 해서 다 내꺼는 아니더라고요. 그걸 꺼내서 여러 사람들이 함께 했을때 완성도가 더 높아진다는 걸 실감했어요."
이제 그는 콘서트와 방송 활동으로 다시 바쁜 일정을 소화할 예정.
"무대가 얼마나 소중한 곳인지, 거기 선다는 게 얼마나 큰 혜택을 받은 것인지 알게 됐어요. 정말 열심히 해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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