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실공히 대한민국 최고의 좌완 투수인 한화 이글스 류현진(25), 그리고 올 시즌 그의 아성에 도전하는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투수 좌완 쉐인 유먼(33). 두 선수의 정면대결이 3일만에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다.
공격적인 투구, 150km에 이르는 빠른 직구, 절묘한 서클 체인지업 등 두 좌완투수가 닮은 점은 많다. 유먼은 "이국땅에서 나와 비슷한 투수를 만난 게 흥미롭다. 류현진의 투구를 지켜보는 건 눈이 즐겁다"고 극찬을 하면서 "그가 던졌던 마운드에서 발을 따라 밟으면 그의 탈삼진 능력을 빼앗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투쟁심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들 둘의 대결은 21일 대전구장에서 벌어진 2012 올스타전에서 처음으로 성사됐다. 이스턴리그 선발 유먼과 웨스턴리그 선발 류현진은 각각 2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2010년 올스타전에서 류현진은 라이벌 김광현과의 프로 첫 맞대결을 펼쳤지만 제 기량을 보여주지 않은 것과 달리 이번엔 혼신의 역투로 각각 올스타 타선을 잠재웠다.

이제 진검승부다. 류현진은 24일 대전구장에서 펼쳐질 '2012 팔도 프로야구' 롯데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한다. 이번 등판에는 류현진에게 세 가지 의미가 있다. 첫 번째는 부진 탈출. 올 시즌 류현진은 그 답지 않다. 무실점 경기가 15번 등판 가운데 불과 3번에 지나지 않는다. 퀄리티스타트도 10번에 불과하다. 특히 최근 등판이었던 18일 대전 삼성전은 2이닝 9피안타 2피홈런 8실점으로 데뷔 후 최악의 피칭을 했다. 어떻게든 반전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두 번째는 시즌 10승 달성이다. 현재 류현진의 성적은 3승 5패 평균자책점 3.51. 선발 로테이션을 거의 거르지 않았음에도 3승에 그치고 있다. 등판했던 15경기 가운데 퀄리티스타트가 10차례나 있었지만 승리는 단 3승. 승리를 거둔 날 류현진의 투구 내용은 7이닝 무실점, 8이닝 1실점, 8이닝 무실점이다. 이 정도면 타선이 야속할 만하다.
류현진에게 이날 승리가 더욱 절실한 이유는 연속시즌 두 자릿수 승리 기록 때문이다. 데뷔 후 류현진은 지난 해까지 6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 기록을 이어왔다. 이는 이강철(10시즌), 정민철(8시즌)에 이은 역대 3위 기록. 후반기에 7승을 더해야 기록을 이어갈 수 있다. 사실상 10번 안팎으로 류현진에게 등판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전반기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마지막으로 탈삼진 타이틀 수성이다. 사실상 올 시즌 류현진이 수상 가능한 타이틀은 탈삼진 타이틀 하나 뿐이다. 현재 류현진이 탈삼진 119개로 단독 선두, 유먼이 87개로 이 부문 3위를 달리고 있다. 탈삼진 2위인 넥센 히어로즈 앤디 밴 헤켄이 88개의 탈삼진으로 류현진과는 30개 가량 차이가 난다.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는다면 '닥터K' 타이틀 수성은 가능할 전망이다. 줄곧 류현진의 뒤를 쫓고 있는 유먼과의 맞대결에서 격차를 벌려 놓을 필요가 있다.
물론 유먼은 쉬운 상대가 아니다. 올 시즌 유먼의 롯데전 성적은 2경기 1승 평균자책점 0.77. 한화 타자들은 유먼의 공을 거의 건드리지 못했다. 안타를 하나라도 기록한 선수가 오선진, 김경언, 이대수, 최진행 뿐이다. 류현진이 이날 등판에서 소기의 성과를 얻기 위해선 타선의 분발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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