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진 "제가 너무 팔불출 아내인가요?"[인터뷰]
OSEN 김경민 기자
발행 2012.07.24 14: 41

배우 이범수의 아내, 전 아나운서, 비의 영어 선생님, 미모의 통역사... 이 모든 수식어가 한 사람을 그리는 마인드맵에 얽혀있다. 바로 이윤진이다.
미스코리아 뺨치는 미모에 유창한 영어 실력을 가졌고 연기파 배우를 남편으로 두고 예쁜 가정까지 꾸리고 있는 일명 '엄친딸'이라 불릴 만한 그는 최근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 내내 서글서글한 웃음을 띠며 다정하고 소탈한 성격을 드러냈다.
영어 실력은 그저 외국에서 오래 살다 왔기 때문이라고 겸손하게 말하는 그는 어린 시절 맞닥뜨리게 된 외국 생활 당시 힘겨웠던 시간을 추억했다.

"아버지 직장 때문에 해외에 나가게 됐어요. 그래서 외국에서 11년 동안 살다가 대학교 때 한국에 왔죠. 외국에서 살면서 한계에 부딪히는 느낌을 받은 적도 있어요. 미국 드라마 주인공들의 모습과는 다르죠. 처음 영어 알파벳을 배울 때는 왼손잡이라 철자 'S'를 잘 못 썼어요. 그 때문에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고 그 후 밤새 공부 했죠. 영어 잘하시는 분들 정말 많죠. 하지만 저는 영어를 못 할 때 답답한 심정을 아니까 효율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것 같아요." 
이윤진은 최근 SBS 예능프로그램 '스타킹'에서 진행한 프로젝트의 일환인 '불굴의 영어킹'에서 멘토로 활약, 녹화를 마쳤다. 그가 가르친 제자는 마술사 유호진 군과 학생 박하나 양. 유호진 군은 마술사로서 해외로 무대를 넓히기 위해 영어의 필요성을 느꼈고, 박하나 양은 영어를 배워 의사소통 능력을 키우고 그를 이용해 아버지를 찾길 바랐다.
"'스타킹-불굴의 영어킹'을 녹화하면서 힘든 부분도 많았지만 재밌었어요. 제자 호진이는 영어를 통해 세계무대에서 최연소 아시아인으로서 마술계 커리어를 쌓고, 하나는 유튜브에 아빠를 찾는 영상을 올렸죠. 모두 이루고 싶은 꿈이 있어서 프로젝트에 임했고 꿈을 이뤘어요. 제가 조금이라도 일조했다는 것이 뿌듯해요."
실제 이윤진은 '스타킹' 프로젝트에 임하기 전부터 영어 가르침에 있어서 명성이 있었다. 월드 스타 대열에 오른 가수 비의 영어 과외 선생님으로 널리 알려졌다. 비의 미국 진출 당시 매니저와 같은 생활 방식으로 영어를 가르쳤다.
"비 씨가 미국 진출과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기자 간담회, 인터뷰, 콘서트 멘트 등을 위해 영어가 필요했어요. 그래서 스태프들과 어울리면서 사생활 없이 매니저처럼 4개월 동안 가르쳤죠. 그때 당시 영어 강사를 해본 적도 없고, 바빠서 피곤할텐데 비 씨에게 공부하라고 하는 것도 미안하고, 스케줄을 소화하면서 영어 공부를 한다는 게 잘 될 지 걱정했어요. 그런데 의지가 강하셔서 잘 해내시더라고요."
오히려 이윤진은 '비의 영어선생님'이라고 부각되는 것보다 비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비 씨를 만나고 책임감, 담대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어요"라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이윤진의 영어 과외 역사는 배우자 이범수와의 만남을 이끌기도 했다. 비를 가르친 후 언론대학원을 다니고 있던 차에 이범수를 가르치게 됐다. 비에게도 그랬고, 이범수에게도 역시 선생과 제자로 거리를 두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범수의 아날로그적인 매력에 빠져들었다.
"일을 할 때는 선생-제자로 거리를 두는 게 좋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범수 씨를 가르치고 2달 쯤 됐을까. 그 때부터 개인적인 부분을 물어보시더라고요(웃음). 그리고 당시 제가 책을 집필하고 있었는데 저에게 제 이름이 새겨진 펜을 선물해주셨어요. 그래서 '요즘은 컴퓨터로 작업을 한다'고 말했더니 놀라워하시면서 굉장히 쑥스러워하시더라고요. 컴퓨터 메일 보내는 것도 잘 모르시고(웃음). 연예계 사람들을 생각할 때 가진 이미지와는 달랐어요. 아날로그적인 성격, 색다른 매력을 느꼈어요."
예능프로그램을 통해서 화려한 입담을 펼치고, 코믹한 캐릭터까지 소화하며 밝고 재치 있는 이미지의 이범수의 또 다른 면들을 알 수 있었다. 특히 남편 이범수는 그가 열연했던 드라마 '외과의사 봉달희'에서 얻은 별명인 '버럭 범수'와 전혀 다르다고 강조했다.
"소년과 연애하는 느낌이었어요. 쑥스러움을 많이 타고 섬세하고 자상해요. 처음에는 아무래도 배우이고, 나이 차도 있어서 조심스러웠어요. 그런데 진솔하고 수수한 면을 보게 됐죠. 공식적으로 사귀자는 말을 할 때까지 차 안에서 모자를 100번은 썼다 벗었다 하더라고요. 심지어 결혼 후 저희 부모님께 제 임신 소식을 전할 때도 30분 동안 다른 얘기만 했어요. 정말 담백하고 순수한 소년 같죠."
결혼 2년 차에 접어든 이윤진은 이범수에 대해 말하는 내내 핑크빛으로 물든 눈빛으로 환하게 웃었다. 이범수의 자상함과 다정함을 자랑하듯 이야기하면서도 "제가 너무 팔불출인가요?"라며 곧 쑥스러워했다. 결혼 후 연이은 작품 활동으로 바쁘게 생활했던 이범수지만 이윤진은 서운하거나 외롭지 않다고 했다.
"이범수 씨는 지방 촬영을 가도 집으로 3시간 이동, 1시간 자고 나가요. 이범수 씨가 많은 작품들로 바빴지만 결혼해서 외롭다거나 인내한다거나 그런 생각보다는 '서로 노력하고 편하게 해주자'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촬영 일정 때문에 제가 자고 있을 때 나갈 때면 안 깨우려고 조명을 켜지 않고 손전등을 들고 나가요. 한결 같죠. 제가 너무 팔불출인가요?(웃음)" 
이윤진은 빡빡한 일정의 촬영도, 운동도 무엇이든지 즐기면서 하는 이범수를 보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는다. 그가 내조 철학으로 꼽는 것은 '편안하고 쾌적한 환경'이었다.
"일도 좋지만 가정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일을 마친 후 얼른 가고 싶은 따뜻하고 편안한 집을 만드는 게 목표죠."
다정다감한 남편과 예쁜 딸 소을이와 예쁜 가정을 꾸리고, 아나운서로서 겪은 방송 경험과 영어 실력을 모두 살려 국제적인 회의나 컨퍼런스에서 통역을 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으며 모두가 부러울만한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듯 한 이윤진에게 남은 꿈을 물었다.
"영어를 통해 비 씨가 월드 스타가 되는 것을 봤고, 이범수 씨도 만나게 됐고, 통역사가 됐고, ‘스타킹’ 프로젝트를 통해 뿌듯함도 느꼈어요. 모두 저에게는 감사한 일이에요. 저에게 언어를 가르치는 재능이 있다면 이 능력을 영어 혜택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써서 도움을 주고 싶어요. 물질적인 기부뿐 아니라 재능 기부를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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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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