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의 이선균이 찌질하지만 무능하지는 않은 인턴 의사의 모습으로 비범한 성장드라마를 펼쳐내고 있다.
지난 23일 오후 방송된 '골든타임' 5회에서 응급실 인턴 민우(이선균 분)는 환자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수술금지령을 받은 인혁(이성민 분)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응급실 수술은 외과 당직 의사가 한다는 병원 규정이 있었지만 당직 의사는 급하다는 응급실의 콜에도 자기 업무에 바빴고, 결국 민우는 "교수를 사지로 밀어 넣고 싶은 거냐"는 재인(황정음 분)의 만류에도 인혁에게 전화를 걸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나중 일이야 어찌됐든 환자의 목숨부터 살리고 보겠다는 민우의 결정은 어찌보면 당연하지만 '위험한' 모험이 됐다. "환자의 목숨을 잃어가면서까지 지킬만한 자리는 아니다"며 수술을 강행한 인혁은 병원의 징계를 받게 됐고, 결국 사직서를 제출하기에 이른 것.

민우는 인혁의 사임에 책임감을 느끼고 고개를 떨궜다. 민우는 환자의 목숨을 살리고자 한 자신의 선택이 유능한 의사를 병원에서 쫓아내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죄책감에 스스로를 자책했다. 하지만 인혁은 "그 상황에서 콜 한 거는 다시 그 순간이 온다 해도 그렇게 했어야할 일이다"라며 민우를 다독였고, 의사로서 그의 결단력을 칭찬했다.
민우가 칭찬을 받은 건 결단력뿐만이 아니었다. 민우는 인혁의 비장 절제술을 참관하던 도중 질문이 있다며 "저번엔 비장만 떼어내셨는데 왜 이번엔 대망까지 여시고 비장을 떼십니까"라고 질문했고, 인혁은 고작 비장 절제술에 두 번째 참여하는데 그게 보였냐며 그의 눈썰미를 칭찬했다.
민우의 눈썰미는 지난 방송에서도 증명됐다. 수술 직후 "환자의 배가 수술 전보다 많이 부른 건 왜 그런겁니까"라던 민우의 날카로운 질문은 인혁으로 하여금 출혈로 인해 복강내 부피가 증가하는 복강구획증후군을 진단케 했다. 결국 민우의 눈썰미와 호기심이 환자의 목숨을 살린 셈이다.
이에 인혁은 민우에게 "그동안 오래 봐오진 못했지만 눈썰미도 좀 있어 보이고 결단력도 있다. 무슨 과를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의사에겐 중요한 덕목이니 꾸준히 노력해봐라"라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기술적인 부분이 아직 서툴지는 몰라도 민우는 의사가 갖춰야할 자질을 충분히 갖추고 있었다.
앞서 민우는 첫 수술 후 수술실에서 '인증 셀카'를 찍거나 수술 중 튀는 피를 피하는 등 '찌질'한 의사의 모습을 보여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민우는 방송 5회만에 생명이 위태로운 환자 앞에서 의사로서 최선의 선택을 내리며 투철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발휘하는 단계로 성장했다. 이는 자신 때문에 환자가 죽는 모습을 본 후 의사로서 트라우마에 시달리던 민우였기에 더욱 진정성 있는 변화로 다가오기도 한다. '찌질'하지만 무능하지는 않은 '의사' 이민우의 성장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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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타임'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