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구와 변화구 모두에 순간적으로 대처하는 천부적인 스윙을 지니고 있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내야수 최주환(24)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기대감을 숨기지 않는다. 비록 아직 볼카운트 싸움에 임하는 자세나 내야 수비는 불안하지만 언제든 잠재력을 폭발시킬 수 있다고 평가한다. 7월 타율 2할9푼4리, 올 시즌 비로소 1군 무대 풀타임 첫 해를 맞이하는 최주환의 성공신화가 시작되고 있다.
어쩌면 보장된 성공카드다. 동성고 시절 아시아청소년 야구선수권대회 국가대표로 선정됐고 2009년 11월 상무 입대 후에는 막강한 타력으로 퓨처스리그를 초토화시켰다. 상무 입단 첫 시즌 최주환의 기록은 타율 3할8푼2리 장타율 .686 24홈런 15도루 97타점, 타율과 장타율, 홈런 외에도 최다안타(151개)·최다득점(104점)·사사구(65개) 부문에서 모두 북부리그 1위로 등극하며 2군을 지배했다.

빠른 배트 스피드는 물론, 타고난 손목 힘으로 몸쪽 공과 바깥쪽 공을 가리지 않고 라인 드라이브성 타구를 만들어낸다. 빠른 다리로 외야진을 가르는 타구라면 언제든 장타로 연결시킬 수 있다. 24일 잠실 LG전에선 1번 타자로 출장해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 후반기 스타트를 가볍게 끊었다. 특히 2회말 리즈의 몸쪽 직구에 완벽히 대처, 타구를 우측 파울 라인 안으로 집어넣는 모습은 리그 최정상급 타자만이 할 수 있는 타격 메커니즘이었다.
천부적 타격 재능을 지니고 있지만 아직 수비는 완성되지 않았다는 평가. 상무 시절 수비력 향상을 위해 유격수를 맡았지만 1군 수준에 부합하는 내야수비는 아니었다. 결국 김 감독은 지난 겨울 최주환에게 풋워크 향상을 위해 줄넘기를 연습할 것을 주문했다.
김 감독은 최주환의 수비를 두고 “처음에는 내야수의 풋워크가 아니었다. 줄넘기를 통해 풋워크 향상을 꾀하게 했는데 줄넘기도 제대로 못했었다. 하지만 겨울 내내 꾸준히 줄넘기에 매진하더니 이제는 한 번에 두 번 세 번도 마음껏 돌린다”고 웃으며 “경험이 수비력 향상에 지름길이다. 때문에 지명타자로 놓는 일은 없을 것이다. 꾸준히 내야 수비에 임하게 할 생각이다”고 최주환의 기용 방안을 밝혔고 실제로 최주환은 올 시즌 모든 경기에서 2루수와 3루수로 출장 중이다.
그리고 최주환은 지난 경기 수비에서도 재치를 발휘, 2회초 1사 1루에서 오지환의 타구를 고의로 원바운드 처리해 더블플레이를 유도하는데 성공했다. 그동안 좀처럼 타구를 예측하지 못해 옆으로 빠지는 안타를 허용하곤 했지만 이제는 수비에서도 여유를 찾은 듯했다.
최주환은 후반기 첫 경기부터 맹활약을 펼친 데에 만족을 표하며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면서 좋은 타구가 나온 것 같다. 경기를 치르면서 구위가 좋은 1군 투수들을 상대하고 경험이 쌓이면서 점점 1군 무대가 편해지는 느낌이다. 후반기 첫 단추를 잘 끼운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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