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기춘-김재범, 4년의 와신상담 끝을 본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2.07.25 08: 05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아쉽지만 예상된 결과였다. 부상을 숨기고 결승전에 나섰지만 결국 무너지고 말았다. 그렇게 그의 첫 번째 도전은 무산되고 말았다.
10번 갈비뼈 연골에 부상을 당해 압박붕대로 수습을 했지만 통증은 여전했다. 경기 시작 13초 만에 엘누르 맘마들리(아제르바이잔)에게 한판패를 당했다. 눈물이 흘렀다. 힘도 제대로 쓰지 못한 채 정상의 자리를 내줬다. 한국 남자 유도의 간판 스타 왕기춘(24·73㎏급)은 매트를 떠나면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왕기춘은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서 한이 생겼다. 하늘과 같은 선배인 이원희를 꺾고 올림픽에 나설 때만 해도 금메달이 유력해 보였다. 그러나 은메달에 머물렀다. 예선 도중 생긴 갈비뼈 부상 때문에 결승전에서 제대로 경기를 하지 못했다.

금메달 도전이 실패로 돌아가자 방황도 했다.  2009년 나이트 클럽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생겼고 '은퇴' 결심도 했다. 하지만 다시 돌아왔다. 그러나 영광은 계속되지 않았다. 연승 행진도 마감됐고 세계선수권과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정상을 내주고 말았다.
와신상담했다. 모두 자신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는 생각에 이를 악물었다. 매트에서 흘린 땀은 보상으로 다가왔다. 왕기춘이 다시 일어섰다.
그는 지난해 1월 국제유도연맹(IJF) 월드마스터스 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아시아선수권대회, 아부다비 그랑프리, 코리아월드컵, 칭다오 그랑프리 등 5개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우승이 유력해 보이지만 분명 라이벌은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 라이벌은 일본의 나카야 리키(23)다. 나카야는 지난 4월 아시아선수권대회 직전까지 세계 1위를 지켰던 강자다. 하지만 왕기춘의 도전은 계속된다. 은퇴를 불사하겠다는 의지다. 그만큼 런던에 거는 기대는 어느 때보다 크다.
왕기춘과 함께 런던 올림픽서 설욕을 다짐하는 선수가 있다. 바로 '비운의 천재' 김재범(27, 81kg급). 4년 전 베이징 올림픽서 그는 힘겨운 전쟁을 벌일 수밖에 없었다. 그를 꺾고자 하는 선수들로 인해 체력이 바닥난 것.
결승전서 종료 1분30초를 남기고 상대의 안뒤축걸기에 넘어가 유효를 내주며 더이상 반격을 할 수 없었다. 막판 다리잡아메치기로 승부를 걸었지만 올레 비쇼프(독일)은 넘어가지 않았다.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눈물도 흘렀다.
 
베이징 올림픽 이후 잠시 방황하기도 했던 김재범은 다시 심기일전하며 런던 올림픽을 준비해왔다.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지난해 세계선수권 대회를 연이어 재패하며 남자 81kg 이하급의 명실상부한 강자로 우뚝선 김재범은 '비운의 천재'라는 꼬리표를 떼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런던 올림픽서 김재범과 경쟁을 벌일 상대는 많다. 레안드루 길레이루(브라질)는 2년 연속 팬아메리칸 챔피언십 정상에 오른 강호다. 그리고 지난해 세계선수권 결승에서 만난 스르잔 므르발예비치(몬테네그로)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김재범의 도전은 계속된다.
왕기춘과 김재범이 설욕에 나설 유도 대표팀은 이번 런던 올림픽에 남녀 각 7명씩 총 14명이 출전한다. 올림픽 유도에 걸린 금메달은 남녀 7개 체급에 총 14개(남 7개·여 7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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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지형준 기자 jpne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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