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번의 실패 '약'으로 만든 임훈의 스퀴즈번트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2.07.25 10: 51

SK가 후반기 액땜을 제대로 할 뻔 했다.
SK는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삼성과의 원정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7-6으로 신승을 거뒀다. 6-6으로 팽팽하던 연장 10회 1사 1,3루에서 임훈의 재치넘치는 스퀴즈 번트가 나왔고 3루주자 최정민이 홈을 찍으면서 극적인 1점차 승리를 안았다.
선두 재탈환을 노리는 SK로서는 후반기 첫 단추를 잘 채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승리였다. 이로써 SK는 시즌 40승(38패 1무) 고지를 밟으며 5위로 올라섰고 1위 삼성과 승차를 5.5로 좁히는데 성공했다. 삼성의 7연승을 저지, 독주에 제동이 건 것이기도 했다.

SK로서는 가슴을 쓸어내릴 수밖에 없었던 경기였다. 주자가 나갈 때마다 상황이 묘하게 꼬였던 만큼 패했다면 충격 여파가 상당할 뻔 했다. 이날 타선은 4번이나 더블 아웃을 당하며 공격의 맥을 스스로 끊는 경우가 많았다. 번트 실패결과가 좋게 나와 천만다행. '액땜했다'고 웃으며 넘길 수 있었다.
SK의 출발은 나쁘지 않은 듯 했다. 톱타자 정근우가 볼넷으로 걸어나가며 찬스를 잡았다. 그런데 다음 타자 김재현의 희생번트가 애매한 높이로 뜨면서 순식간에 2아웃이 되고 말았다. 삼성 선발 배영수가 직접 잡아 1루로 토스, 볼을 놓칠 상황을 대비한 정근우까지 잡아내 더블 아웃. 2사 후 최정이 중전안타 후 도루, 이호준이 볼넷으로 1,2루 찬스를 연결, 입맛을 다실 수밖에 없었다.
2회에는 선두타자 김강민이 좌전안타를 치고 나갔으나 임훈이 유격수 병살타를 치는 바람에 흐름이 깨졌다. 역시 2사 후 정상호와 김성현의 연속 안타가 나오며 1,3루 찬스가 만들어져 답답한 공격이 되고 말았다.
SK는 3회 박정권의 호쾌한 우중간 스리런포로 앞서는 듯 했다. 하지만 바로 수비에서 동점을 내줬다. 3-3이던 4회. 선두타자 정상호가 중전안타로 찬스를 열었다. 이번에는 김성현이 보내기번트를 시도했으나 볼은 배영수 앞으로 굴러갔다. 결국 배영수가 정상호를 2루에서 포스아웃을 시켰다. 계속된 1사 1루에서 정근우가 친 투수 강습 타구는 배영수의 글러브 속으로 들어갔다가 떨어졌다. 이 때문에 1루주자 김성현은 1루와 2루 사이에서 어정쩡하게 설 수 밖에 없었다.
박정권의 동점 적시타, 김강민의 역전 희생플라이로 SK가 5-4로 재역전한 5회 1사 1루. 임훈이 댄 번트가 다시 투수로 향했다. 결국 권혁이 2루로 던져 포스아웃. 다행히 정상호의 중월 적시 2루타가 나와 1점을 보탤 수 있었다.
SK의 시련은 끝나지 않았다. 6-5로 추격을 허용한 6회. 정근우가 중전안타를 치고 나간 후 김재현이 희생번트로 1사 2루를 만들었다. 그러나 최정의 잘맞은 타구가 삼성 유격수 김상수의 글러브 속으로 빨려들었고 역동작에 걸린 정근우마저 아웃되고 말았다.
6-6이던 7회에는 이호준이 볼넷을 골라내 만든 무사 1루에서 잘맞은 박정권의 땅볼 타구가 삼성 1루수 채태인의 정면으로 가면서 더블 아웃이 되고 말았다.
이만수 SK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에게는 좋은 약이 되는 경기였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훈의 스퀴즈 번트가 좋은 약을 만들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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