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 "결혼은 강추, 다작이 목표" [인터뷰]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2.07.25 11: 03

영화 '도둑들'(최동훈 감독, 25일 개봉)로 돌아온 배우 전지현은 한껏 상기돼 있었다. 영화 속 그가 맡아 연기한 예니콜처럼 기분 좋은 에너지가 넘쳐흘렀고 엉뚱한 유머는 분위기를 띄웠다. "지현씨 원래 이런 사람이냐?"라고 묻자 "원래 밝았는데 이번 영화 분위기에 더 휩쓸리는 것 같다"라며 웃어보였다. 첫사랑에서 품절녀가 된 전지현은 나이듦의 여유로움과 최동훈 감독이 불어넣어준 자신감, 그 안에서 연기를 통해 얻은 성취감을 한껏 만끽하고 있는 듯 보였다. 전지현은 결혼은 강력 추천하고, 언제나 다작이 목표라고 했다.
- 이번 언론인터뷰들을 통해 변했다는 소리를 듣는데? 신비주의의 마지막 연예인이었다고도 할 수 있겠다.
▲그런 모습을 의도한 적도 없었고 그런 말들을 들어도 전혀 개의치 않았다. 사실 배우는 역할이 주는 게 가장 크고 나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달라진 게 없었으니까. 해외 활동을 헤 텀이 길어 그런 편견과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난 달라지지도 않았고 달라질 것도 없다. 아, 다만 이번에는 흥행 영화 속에 내가 있는 것이 다르달까. 그래도 밝아졌고 털털해졌다는 말을 들으면 당연히 너무 좋다. 계속 사람들이 좋아하는 영화에 참여하고 싶다.

- 예능을 즐겨본다고? 출연은 생각없나? 요즘 '힐링캠프'가 스타 속풀이 예능으로 각광을 받고 있기도 한데.
▲'무한도전', '1박 2일', '힐링캠프' 다 즐겨본다. 거부감은 없다. 기회가 되면 해 보고 싶다.
- '도둑들'의 캐릭터들 중 예니콜이 가장 큰 수혜자라고 불린다.
▲김수현 같은 애가 유혹하면 넘어가야 하는데 예니콜이 뻔뻔하게 안 넘어가니까 여자들이 거기에서 얻는 쾌감이 있는 것 같다. 남자들보다 여자들 속이 시원할 것 같다.
-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예니콜은 내꺼다, 란 생각을 했나?
▲맞다. 잘해보고 싶었다. 왜냐하면 시나리오에 예니콜의 매력이 정말 너무 충분히 표현돼 있었으니까. 그런 부분들을 표현하고 싶었다.
- 김수현이랑 키스신 NG는 몇번 정도? 연하 상대배우는 처음인가?
▲감독님이 '많이 찍을거야'라고 하긴 했는데 NG가 별로 없었다. 김수현이 아랫입술을 쭉 땡겨서 하는 키스신이었는데 한 번에 순조롭게 촬영했다. 정말 연하는 처음이다. 다 나이가 나보다 많았다. 또래도 거의 없었다. 
- '베를린' 촬영중이다. 이번에는 하정우와 호흡을 맞추는데?
▲2~3주 남았다. 난 비중이 크지 않다. 하정우는 질투날 정도로 매력이 많다. 옆에 있는 사람이 쓰러질 정도로 장난스런 모습을 하다가도 슛 들어가면 진지하게 연기에 임한다. 본인이 표현해보고 싶은 게 많은데 연기 뿐 아니라 그림으로도 하시는 분이라 부럽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다재다능하시다. (본인은 잘 하는 게 있다면?) 정말 없다. 아무것도.
- 스스로 성격이 좀 변했다고 생각하나?
▲좀 밝아졌다. 아무래도 영화 분위기에 휩쓸리는 것 같다. 워낙 재미있게 촬영했으니까. 또 나이가 들고 결혼을 하고 여유도 생겼다. 어렸을 때는 말도 별로 없고 스스로 벽도 많이 쳤던 것 같다. 결혼해서 하루아침에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확실히 나이가 드니 여유가 생겼다. 또 내가 워낙 오랜만에 나왔고 그 동안 시간이 충분히 흐르면서 스스로 자유로워진 것도 같다. 그런데 나, 원래 쭉 밝은 성격의 소유자였다.
- 한국영화는 왜 많이 안했나? 해외 활동에 집중했던 이유는?
▲해외 작품 두 편을 해서 텀이 길었다. '엽기적인 그녀' 이후 해외에서 콜이 많이 들어왔다. 그 당시에는 한류라는 게 영화에서 비롯됐다. '엽기적인 그녀', '쉬리' 등 한국영화가 해외에서 붐이었을 때가 있었다. 자연스레 한국 영화배우에도 관심을 가졌고, 한국배우의 영향력도 커지게 됐다. 그 때가 아니면 할 수 없으니까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그것도 한국대중에게 사랑받을 줄 알았지 흥행에 참패할 줄은 몰랐다.
- 최동훈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나?
▲나를 잘 알아주고 믿어주는 감독이 있어 연기가 이렇게 크게 달라질 줄 일이야. 현장에서 앉아있지 않고 항상 뛰어 다니면서 본인이 원하는 생각이나 신의 목표를 정확히 집어준다. '이런 느낌있었으면 좋겠다'란 말을 하시고 그러면 배우들도 정확히 캐치를 한다. 감독님이 내게 그런 말을 하셨다. '자기가 이런 배우인 것 같다. 이제 알았어'라고. 단 한 명의 배우까지도 아우르며 잘 이끌어가셨다. 배우들을 계속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실제 나란 사람도 파악하고 계시고, 그 사람의 매력을 끄집어 내려고 하며 연기에 힘을 실어주셨다.
내게 '자긴 연기파야, 연기파 배우가 아닌 사람이 어딨나'라고 하시더라. 연기는 점점 나이가 들면서 표현력이 풍부해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연륜이 있으면 달라지는 거고, 그 나이 대에 맞는 연기를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난 나이가 들면서 표현력이 달라진다고 느꼈다. 연기는 어디서 배우는 것보다 경험해 보고 그것을 표현하는 것이 좋다. 감독님이 내게 마릴린 먼로 같다던지 잭 니콜슨 같다던지 하셨다. 자체만으로도 많은 걸 표현할 수 있는 배우니 믿고 맞다고 생각하고 하고 싶은대로 연기하라고 했다.  그런 것들이 정말 힘이 됐다.
- 예니콜 캐릭터에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감독님이 '지현씨 숨도 쉬지 말고 대사쳐달라'고 하시더라. 상대방 말이 끝나자 마자 뭔가 해야할 것 같은데 처음에는 대사 때문에 못 하겠더라. 대사할 때 '읍' '따' 이렇게 시작하는 것을 하지 말라고 하셔서 처음으로 내 습관을 안 것도 있다. 처음에는 적응이 안되다가 적응이 되가면서 연기에 군더더기가 없어지는 것 같더라. 그 때 느낌이 왔다. 그간 내 연기 습관이라던지 얼마나 쓸데 없는 것들을 해왔는지 알 수 있었다. 연기 습관들을 고친 대단한 성과다.
- 원래 작품 욕심이 많다고 들었다
▲ 나 원래 다작이 목표다. 오래 배우 생활을 하는 게 목표고 잘 하고 싶은 것 보다는 오래 기회닿는 대로 많이 하고 싶다. 잘 해서 칭찬도 받고 싶고 사람들도 좋아하는 영화를 하고 싶다. (상 욕심도 있나?) 약간 받고싶다. 웃음.
- 드라마는 오래 안 했는데?
▲드라마를 안 하는 건 아니고, 영화 쪽 기회가 많았다. 사실 그러다보니 드라마 검토가 낯설다. 드라마는 작가 위주고 영화는 감독이 중요하지 않나. 시나리오가 다 나오지 않고 1, 2부만 보고 결정하는 것도 어렵더라. 지금은 친한 작가분들하고 연락하면서 드라마도 검토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내가 결론 짓고 단정짓는 것을 제일 싫어한다.
- 결혼을 '강추'하나?
▲남편은 나란 사람을 존중해준다. 물론 그 만큼 본인도 바란다(웃음). 강추할 만하다. 연애할 때는 잘 모르는데, 연애하는 것과 결혼하는 것은 확실히 다르다. 결혼은 현실적이다. 그러니 현실적으로 정말 정말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야 한다. (2세 계획은?) 아직이다.
nyc@osen.co.kr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