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의 '괴물 투수' 류현진(25)은 목표는 단순히 두 자릿수 승리에 있지 않았다.
류현진은 24일 대전구장에서 벌어진 '2012 팔도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9이닝 8피안타(1피홈런) 2볼넷 10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류현진은 8일 대전 SK전 이후 16일 만에 승리를 따내며 시즌 4승을 달성했다.
이날 류현진의 투구 수는 129개. 9회 강민호에게 솔로포를 허용한 뒤 2사 1,3루 위기에 몰리는 등 승리를 날릴 뻔한 순간이 몇 차례 있었으나 류현진은 끝까지 마운드를 지켜 올 시즌 첫 완투승을 거뒀다. 류현진의 시즌 4승은 두 가지 의미가 있었다. 우선 연속시즌 두 자릿수 승리 기록을 이어가야 한다. KIA 이강철이 10시즌, 한화 정민철이 8시즌으로 이 부문 1, 2위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데 2006년 데뷔 후 6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이어 온 류현진에겐 팀 선배의 기록에 닿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산술적으로 류현진이 등판할 수 있는 경기는 올 시즌 10경기 정도. 여기서 6승을 거둬야 10승이 가능하다. 류현진에겐 어려운 일이 아닐 것으로 보이지만 류현진은 전반기 15경기에 등판해서 단 3승에 그쳤었다. 투수 본인의 힘만으로 승리는 불가능하다. 잔여 경기에서 6승을 거둬 시즌 10승을 올리는 것도 쉬운 목표만은 아니지만 류현진은 올 시즌 목표를 11승으로 잡고 있다.
이유는 최연소 100승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 이미 최소경기 100승 기록은 깨졌지만 한화 정민철 코치가 보유중인 최연소 100승(27세 3개월 2일)을 넘어서기 위해선 올 시즌내로 기록을 달성하는게 필수다. 1987년생인 류현진은 올해 기록을 경신하지 못하면 내년 시즌에는 이미 역대 2위로 밀리게 된다. 더불어 류현진은 "남은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고 싶다"는 통 큰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이하는 류현진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 시즌 4승 축하한다. 소감은?
그냥 좋았다. 거기서 만약 졌어 봐. 맞아도 내가 맞는 게 낫다(9회 한 점차 2사 1,3루 상황). (강)민호형이 홈런만 안 쳤으면 됐는데 그 승부가 아쉽다.
- 24일 등판에서 경기 초반 유독 코너워크에 신경을 쓰는 것 같았다.
저번 삼성전(2이닝 9피안타 2피홈런 8실점)에서 하도 많이 맞아서 조금 의식을 한 것이 사실이다. 안 맞으려고 도망 다닌 게 오히려 역효과가 났다. 볼카운트가 불리하게 가면서 초반 고전했다. 괜히 투구 수만 많아졌다.
- 18일 삼성전에서 부진했던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가.
아픈 곳은 전혀 없다. 모든 것이 내 잘못이다. 그때 10일을 쉬고 마운드에 올랐는데 그 사이 한 번도 불펜 피칭을 안 하고 바로 등판했다. 내 나름대로는 컨디션 조절을 하기 위해 간단한 캐치볼만 했는데 그게 오히려 독이 됐다. 캐치볼은 세게 안 하는데 오랜만에 마운드에 올라가 세게 던지려고 하니까 밸런스가 안 잡혔다. 투수들이 등판이 연기됐다고 좋은 게 결코 아니다. 5일 쉬는 게 가장 좋다.
- 시즌 10승이 여전히 최고의 목표인가.
올해 반드시 10승을 할 거다. 아니, 11승을 해야 한다. (최연소) 100승을 하기 위해선 남은 경기에서 거의 다 이겨야 한다. 앞으로 10번 가량 등판이 가능한데 남은 경기에선 다 이기고 싶다. 그럼 15승을 하게 된다(웃음).
- 여전히 류현진에게 중요한 타이틀은 탈삼진인가.
보통 탈삼진과 평균자책점을 본다. 탈삼진은 2위와 30개가량 차이가 난다고 알고 있다(1위 류현진 129개, 2위 밴 헤켄 94개). 그렇지만 아직 모른다. 마음을 놓기엔 이르다. 올해는 그냥 평균자책점만 낮추고 싶다. 삼성전에서 얻어맞으면서 평균자책점이 2.81에서 3.51까지 뛰어 올랐다. 평균자책점 타이틀은 거의 포기했다.
- 남은 등판에서 각오는.
나오는 모든 경기에 이기고 싶다. 그러면 15승 쯤 한다. (장)원삼이 형은 앞으로 4승만 하면 되는데 난 다 이겨야 한다. 부럽다. 무엇보다 앞으로 남은 모든 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거둬 최소 7승을 더하고 싶다.
- 화요일 경기에서 완투를 하며 129개를 던졌다. 일요일은 문제가 없는다.
전혀 문제없다. 한 번이라도 더 이기려면 더 던져야 한다. 앞으로는 이겨야겠다는 생각뿐이다. 10승 보다는 11승이 내 목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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