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스타올림픽', '아이돌' 아닌 '아이들'의 건강한 예능
OSEN 김경민 기자
발행 2012.07.26 09: 44

2012 ‘런던 올림픽’ 특집으로 방송된 MBC ‘아이돌 스타 올림픽’이 원활한 진행과 활기찬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건강한 예능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25일 오후 방송된 ‘아이돌 스타 올림픽’은 전문 캐스터와 함께 관록 있는 입담을 펼치는 MC들의 안정된 진행과 억지스러움 없는 볼거리로 신선함을 선사했다.
이날 ‘아이돌 스타 올림픽’은 그룹 2AM 멤버 조권의 성화 봉송으로 시작됐다. 조권은 ‘깝권’이라는 별칭답게 장난스러운 스텝과 ‘깝’으로 코믹하게 등장했다. 그는 ‘깝사인볼트’라고 표현되며 앞서 방송된 ‘아이돌 스타 육상 선수권 대회’에서 단거리 종목을 석권했던 것을 언급했다. 뿐만 아니라 종목별 경기 때마다 지난 ‘아이들 스타 육상 선수권 대회’에서 아이돌들이 세웠던 기록을 알려주며 결과를 예측하는 흥미를 더했다.

그리고 진행석에 있는 MC뿐 아니라 현장에서 아이돌 선수들과 직접 인터뷰를 나누는 그룹 슈퍼주니어 은혁과 신동은 진부할 수 있는 극의 흐름을 깼다. 특히 각 종목에서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는 순위권 1, 2위의 아이돌 간 신경전을 이끌며 긴장감도 선사했다.
아이돌들 또한 단순히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이 아니라 진지한 자세로 임해 스포츠맨십(Sportsman ship)을 선보였다. 육상 대회에 참가한 그룹 B1A4 바로는 라이벌인 그룹 제국아이들 동준의 달리기 방식을 분석한 결과를 말하는 등 철저한 준비를 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승부욕에 불타오르기도 하고, 아쉬운 실수를 하기도 하며 열의를 다해 경기에 임하는 아이돌의 모습은 프로그램의 의미를 더했다. 일명 ‘짝 짓기’ 프로그램이나 의미 없는 내용으로 관심을 끌며 화제성을 유발하는 프로그램과는 달리 온가족이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운동 경기’의 특징을 잘 살려냈다.
반면 분명한 ‘옥의 티끌’도 있었다. 먼저 과도한 PPL(Place in Placement)이 프로그램의 맥을 끊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운동 경기가 진행되던 중 갑자기 경기 전 대기실이 등장, MC 붐이 대기 중인 아이돌 스타들에게 “이렇게 모이는 것도 어려우니 다함께 멋진 기념사진을 찍자”며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붐은 ‘사진이 20번 연속적으로 찍힌다’라는 사실을 언급하며 모델을 정확하게 알 수 있는 휴대폰을 홍보했다. 붐은 또 탁구 혼합 복식 중계 도중 MC 김용만이 70년대 탁구스타 이에리사를 언급하자 해당 휴대폰으로 이에리사를 음성 검색했고, 이는 곧 휴대폰 기능 홍보 자막이 담긴 컷으로 전환돼 시청자들을 당황케했다.
무엇보다 지난 2008년 음주 방송 논란으로 비난을 받았던 임경진 아나운서가 진행으로 나섰고, 지난 24일 혈중 알코올 농도 0.056% 음주상태로 차를 운전해 접촉사고를 낸 그룹 2PM 멤버 닉쿤의 모습이 방송돼 눈길을 끌었다. 임경진 아나운서는 함께 자리한 타 MC들에 비해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고, 닉쿤의 방송 분량 또한 많은 부분 편집됐지만 보는 이들의 어색한 시선을 받게 됐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방송은 MC들의 유쾌한 입담과 재치 있는 진행, 긴장감을 갖춘 운동 경기가 어우러져 흥미진진한 예능으로 꾸며졌다. 무대 위에서 대중들, 특히 청소년의 ‘우상’으로 화려하고 완벽한 모습을 선보이는 아이돌들이 운동 경기를 통해 인지도를 높일 뿐 아니라 친근한 ‘아이들’의 모습으로 건강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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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스타 올림픽'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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