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가수들을 데려다 '체육'을 시키는 몇몇 프로그램에 대해 가요관계자들의 불만이 높다.
KBS '출발 드림팀'을 비롯해 명절마다 MBC가 개최하는 아이돌 체육대회들이 아이돌 가수가 부상 당하게 만드는 장본인으로 떠오르면서다.
가요관계자들은 가수의 부상 위험이 너무나 크지만, 방송사와의 관계 때문에 출연을 거절하기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 가요관계자는 "비가 오는데 야외에서 녹화를 강행하거나, 가수간 경쟁을 부추겨 무리하게 만드는 일이 많다. 저러다 사고 나는 거 아니냐고 걱정이 되는데, 그럴 땐 반드시 말썽이 생긴다. 하지만 제작진에게 다른 의견을 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방송사가 굳이 뭘 잘못하지 않아도, 운동 프로그램 자체의 위험성도 크다. 한 아이돌 그룹 관계자는 "남자 멤버들의 경우에는 승부욕이 강해 몸을 사리지 않고 열심히 하는데 이 과정에서 부상이 잦다. 댄스그룹의 경우엔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 대충 하기도 쉽지 않아 부담감이 꽤 크다"고 말했다.
이어 "다치면 앨범 활동 전체가 흔들리는 상황인데, 다른 누구에게 책임을 지라고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많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종목 자체에 대한 부담감도 있다. 한 걸그룹 관계자는 "수영 종목은 정말 부담이 되는데, 다른 걸그룹들이 많이 나가니 혼자 빠지기도 애매하다. 노출 사고 등이 많이 신경쓰이지만 위험을 감수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웬만한 아이돌 가수들은 이들 프로그램에서 부상을 경험한 상태. 씨스타, 나인뮤지스, 브레이브걸스, 제국의 아이들, 백청강 등이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깁스 치료 등을 받고 향후 일정에 차질을 빚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출연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방송사와의 관계와 홍보 때문. 컴백을 앞둔 가수가 방송사의 끈질긴 섭외 요청을 모른 척 하기 어려운 구조라 대형 스타들도 울며 겨자먹기로 '얼굴 도장'을 찍고 있으며, 신인의 경우에는 '나갈 프로그램이 이것 밖에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출연을 강행한다.
그나마 홍보 효과도 미미해지고 있다. 한때는 이들 프로그램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 몇몇 아이돌 그룹이 체육관까지 빌려 연습을 하곤 했지만, 이미 '체육돌'들이 나올 만큼 나온 상황에서 더 이상의 출연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지난 25일 방송된 MBC '아이돌 스타 올림픽'은 2PM, 에프엑스, 인피니트, 제국의 아이들 등이 출연했음에도 전국 시청률 6.4%(AGB닐슨 리서치)에 그쳤다. 부상 위험을 감수한 아이돌 그룹으로서는 '남는 게 없는 장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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