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엽기적인 그녀’를 시작으로 2003년 ‘첫사랑 사수궐기대회’, 2007년 ‘복면달호’, 2008년 ‘과속스캔들’, 2010년 ‘헬로우 고스트’까지 총 관객수 2천만 기록을 돌파하며 대표적인 코믹 흥행배우로 자리매김한 차태현이 2012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이하 바람사)로 돌아온다.
특유의 친근함과 유쾌함을 매력으로 명실공히 충무로의 흥행보증수표임을 입증해 온 차태현은 ‘바람사’에서 생애 최초로 사극에 도전했다. 매작품마다 인간미가 전해지는 편안하면서도 유머러스한 모습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아온 그는 이번 작품에서 조선시대 ‘얼음 전쟁’을 선포하는 천재적인 전략가 덕무로 분했다.
그동안 차태현은 코미디 장르에 유독 강세를 보여 왔다. ‘엽기적인 그녀’로 전국관객 488만을 동원하며 ‘로코킹’으로 거듭난 그는 ‘첫사랑 사수궐기 대회’ 234만, ‘과속스캔들’ 824만, ‘복면달호’ 161만, ‘헬로우 고스트’ 289만을 동원하며 코미디 불패 신화를 썼다. 일각에서는 ‘뭘 해도 견우같다’는 말을 있기도 했지만 차태현은 ‘엽기적인 그녀’ 속 견우의 사랑스러우면서도 코믹한 이미지를 영리하게 이용해 자신만의 장르를 구축해왔다.

반면 차태현은 코미디 이외의 장르에서는 참패를 맛봐야했다. ‘챔프’, ‘바보’, ‘파랑주의보’, ‘새드무비’의 공통점은 차태현 특유의 능글맞은 코믹 연기를 ‘제대로’ 볼 수 없는 드라마 장르였다는 것이었고, 이는 관객들이 차태현에게서 기대하는 특정 코미디 연기가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차태현은 “코미디를 개인적으로 좋아하기도 있지만 많은 분들이 아직 제가 코미디를 하길 원하시는 것 같다”라며 “굳이 무리한 변신은 크게 하고 싶지 않다”라고 밝혔다.
‘바람사’에서 차태현이 연기하는 덕무 캐릭터는 비상한 두뇌와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얼음 전쟁의 작전을 세우고 각 분야 전문가들을 소집해 영화의 중심을 이끄는 인물. ‘바람사’는 차태현은 거부할 수 없는 유쾌한 매력과 개성으로 극의 코믹한 재미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전형적인 차태현표 코미디다. 여기에 서빙고의 얼음을 통째로 털기 위해 충무로 대표 신스틸러들까지 합세해 웃음을 배가시켰다. 조선시대로 옮겨간 차태현표 코미디가 이번에도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한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조선시대, 금보다 귀한 권력의 상징이었던 ‘얼음’을 둘러싼 음모에 맞서 서빙고(西氷庫)를 털기 위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시원한 작전을 펼친다는 내용이다. 천재 지략가 덕무(차태현 분)을 필두로, 전설의 도굴 전문가 석창(고창석)과 가는 귀 먹은 폭탄 제조 전문가 대현(신정근 분), 변신의 달인 재준(송종호 분), 총알배송 마차꾼 철주(김길동 분), 잠수의 여왕 수련(민효린 분), 아이 답지 않은 말투로 관객들의 배꼽을 잡는 정군(천보근 분)과 난이(김향기 분)까지 누구 하나 놓칠 수 없는 매력적인 ‘꾼’들의 집합을 탄생시켰다. 오는 8월 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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