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여자들의 이야기죠. 남편, 아들, 딸 다 오셔서 엄마의 고통을 이해했으면 좋겠어요.”
가수에서 뮤지컬 배우로 첫 도전하는 노사연이 뮤지컬 ‘메노포즈’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26일 서울 마포구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에서 열린 뮤지컬 ‘메노포즈’ 쇼케이스에는 노사연, 이은하 등이 참석해 공연 하이라이트 장면을 시연했다.

공연은 갱년기와 폐경기를 소재로 여성들이 겪는 애환과 극복 과정을 유쾌하게 그려냈다. 이 자리에서 노사연은 공연의 소재에 크게 공감하며 “내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어 “나도 갱년기를 겪다 보니 가족들이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있다. 감정 기복도 심하고, 무엇을 보거나 먹어도 시큰둥 하기 일쑤기 때문이다. 갱년기라는 건 아픈 거다. 그 아픔을 가장 가까이 있는 가족들이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엄마에게 ‘신경질이 왜 이렇게 많냐’, 아내에게 ‘짜증이 늘었냐’ 하면 여자는 갈 데가 없다. 엄마로 살고 아내로 살다가 다시 여자로 태어나는 시점에서 남자들이 같이 이 공연을 보고 ‘아 저런 거구나. 그래서 그랬구나. 힘들었겠구나’하며 고개를 끄덕여주고 어깨를 토닥여줄 때 여자는 거기서 감동을 받고 치유가 된다”며, “남편도 아들들도 딸들도 와서 ‘엄마가 아팠구나. 도와줘야겠다’라고 느끼고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노사연은 뮤지컬 무대에 오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그는 “학생이 된 것 같다”며, “방송국에 가면 방이 따로 있을 정도로 우대를 받는 선배인데, 뮤지컬은 이은하 씨나 나나 신인이나 마찬가지다. 새로운 분위기와 단체생활을 익히느라 다시 학생이 된 기분이어서 신선하다. 다시 젊어진 기분”이라고 밝혔다.
또한 춤을 추는 것이 많이 어색하다며 “고생을 많이 해서 살이 많이 빠지고 얼굴이 작아졌다”고 웃었다.
끝으로 그는 모든 여성들에게 “아무리 뚱뚱하고, 얼굴이 커도 여자는 여자다. 그래서 갱년기가 오면 우울해지고 꽃이 진다는 기분에 누구나 감추고, 또 인생의 허무함을 느낀다. 하지만 여성이라면 누구나 그 시간이 오는 것이고, 공연에서는 그게 끝이 아니라 다시 일어날 수 있음을 말한다”며,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아 숨기지 말고 내뿜으면서 공연을 보고 ‘모두가 다 그런거구나.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 하면서 서로 위로하고 힘을 갖고, 여자로서 다시 태어나며 힘을 얻어가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뮤지컬 ‘메노포즈’는 백화점 란제리 세일 코너에서 우연히 만난 네 명의 주부가 속옷 하나를 가지고 옥신각신 하다가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나, 둘 털어 놓게 되며 시작한다. 그들에게는 ‘폐경’이라는 공통된 고민이 있었다. 기억력 감퇴, 발열, 홍조, 오한, 성형수술, 호르몬, 성욕 감퇴•증가 등 폐경기가 가져다 준 고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들은 서로가 얼마나 많은 것을 함께 나눌 수 있는지에 대해 알게 된다. 그리고 '폐경'이 절망으로 가득 찬 인생의 막다른 길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노사연은 평범한 엄마와 아내로 살아가다가 갱년기 후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 ‘전업주부’ 역으로 분한다.
노사연, 이은하 등이 출연하는 뮤지컬 '메노포즈'는 8월 7일부터 10월 28일까지 CGV팝아트홀에서 관객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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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해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