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군단이 간만에 시원한 홈런포를 가동하며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26일 대전구장에서 벌어진 '2012 팔도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홈런포 3방을 묶어 대거 9득점을 올린 타선의 폭발력을 앞세워 9-2로 낙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롯데는 최근 3연패, 한화전 2연패를 끊는데 성공했다.
고무적인 건 롯데의 장타력이 살아났다는 점이다. 지난 2년 연속 팀 홈런 1위였던 롯데지만 올 시즌엔 장타력 부족에 시달렸다. 이날 경기 전까지 롯데는 80경기에서 44개의 홈런에 그치며 8개 구단 가운데 5위에 그치고 있었다. 좀처럼 터지지 않는 홈런에 팀 타율 2위에도 불구하고 득점은 6위로 처져 있었다.

평년과의 홈런 개수를 비교해 보면 차이는 두드러진다. 지난해 롯데의 팀 홈런은 111개로 경기당 평균 0.83개에 육박하며 전체 1위를 차지했다. 2010년은 경기당 1.39개로 훨씬 많았다. 하지만 이날 경기 전까지 롯데의 경기당 홈런은 0.55개. 이대호가 빠졌다고 하지만 그 자리를 채우고 있는 박종윤이 8개의 홈런으로 팀 내 2위를 달리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팀 전체적으로 홈런 페이스가 떨어졌다고 해석해야 한다.
특히 7월들어 롯데의 장타력은 '고갈' 수준이었다. 25일 한화전까지 롯데는 12경기에서 홈런 4개에 그치며 전체 구단 가운데 최하위에 그쳤다. 그러면서 롯데의 7월 성적은 4승 1무 7패, 6월까지 승리를 많이 벌어뒀던 롯데지만 7월 장타력 실종에서 시작된 타선 침체로 힘겨운 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이날은 달랐다. 롯데는 홈런 3개 만으로 5점을 뽑아내며 한화에 쾌승을 거뒀다. 롯데가 한 경기 홈런 3개를 터트린 건 지난달 2일 사직 넥센전 이후 처음이다. 또한 멀티홈런도 지난달 15일 목동 넥센전에서 2개를 친 이후 처음 나왔다. 그만큼 올해 롯데는 홈런을 보기 힘들었다.
또한 홈런포 3개 모두 의미가 있었다. 4-0으로 앞선 2회 2사 3루서 손아섭은 정재원의 시속 139km 높은 직구를 밀어 쳐 좌측 펜스를 넘어가는 비거리 105m 홈런을 터트렸다. 손아섭의 시즌 3호 홈런. 손아섭은 올 시즌을 앞두고 전지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여파로 장타력 감소에 고민이 깊었다. 타율은 3할을 줄곧 넘기고 있었지만 이날 경기 전까지 홈런 2개에 그치며 장타율도 3할대에 머물렀다. 지난해 15홈런을 터트렸던 걸 생각해 보면 손아섭의 페이스는 확실히 느렸다. 이번 홈런이 후반기 타격감각을 잡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 다음은 김주찬의 차례. 김주찬은 6-1로 앞선 4회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정재원의 한 가운데 시속 137km 직구를 잡아당겨 비거리 115m짜리 솔로포를 터트렸다. 시즌 5호 홈런. 최근 김주찬은 3경기에서 11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면서 작은 슬럼프에 빠졌었다. 이때 터진 홈런은 김주찬에겐 후반기 레이스를 위한 기폭제로 작용한다.
마지막은 타자 최고참 조성환이 장식했다. 조성환은 7-1로 앞선 4회 2사 2루에서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서 정재원의 시속 137km 한 가운데 직구를 당겨 좌측 펜스를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작렬시켰다. 비거리 110m짜리 시즌 2호 홈런. 마침 조성환은 이날 22일 만에 선발 라인업에 복귀했었다. 올 시즌 조성환은 잦은 잔부상에 시달리면서 결장하는 경기가 늘어가고 있었다. 1군 라인업에 정상적으로 돌아온 경기에서 홈런 포함 멀티히트를 기록하면서 롯데는 후반기 김주찬-조성환으로 이어지는 테이블세트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후반기 시작은 2연패로 불안했으나 롯데는 간만에 터진 홈런포 3방으로 장타 갈증을 풀었다. 롯데는 주말에 두산과 잠실에서 3연전을 치른다. 장타력을 회복한 롯데 타선이 후반기 상위권 순위판도를 결정지을 두산과의 3연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관심이 모아진다.
cleanu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