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내 서열 3위라는 타이틀을 가진 보아. 어느새 SM에 들어온 지 14년이 지났다. 인생의 반은 가수로, 반은 일반인으로 살았지만 일반인으로서의 삶은 유년 시절뿐, 그에게는 가수라는 직업은 인생 전부다.
12년 동안 가수로 살아오면서 수많은 앨범을 낸 보아. 그는 지난 25일 국내에 정규 7집 앨범을 발매하고 좀 더 성숙한 분위기를 뽐내며 등장했다. 더불어 죽지 않은 댄스 실력도 유감 없이 발휘했다. 그의 라이브를 볼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번 앨범은 보아에게 좀 특별하다. 자신이 직접 작사, 작곡한 곡이 처음으로 앨범 타이틀로 실렸기 때문이다. SM의 색깔 대신 담담하게 자신의 감정을 써내려 간 이 곡이 정규 앨범 타이틀로 선택된 후 “놀람과 동시에 정말 기뻤다”는 감정을 느꼈다는 보아다.

최근 만난 보아는 아담했지만 그 뒤로 거대한 카리스마가 존재했다. 담담하게 내뱉는 말투, 카리스마 있는 눈빛, 논리 정연하게 자신의 생각을 내뱉는 단단한 말솜씨는 그가 ‘보아’라는 것을 알게 했다. 다음은 보아와의 인터뷰 내용.
-자작곡을 타이틀 곡으로 했는데 기분이 어떤지?
“원래는 타이틀이 아니라 수록 곡으로 썼던 건데 생각보다 편곡이 잘나왔고, 녹음도 잘 됐어요. 수록곡으로만 하기에는 아까워서 첫 방송때 함께 부를 곡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수만 사장님이 들어보고 타이틀 하는게 어떻겠냐고 하셨어요. 정말 놀랐어요. 제 자작곡은 SM스타일의 강한 비트가 아니거든요. 제 곡을 타이틀로 할 수 있어서 정말 기뻐요. 반응이 나쁘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이별 내용의 가사가 인상적이다
“서술형으로 쓰다 보니까 많은 분들이 경험담이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경험담은 아니고요. 하하. 예전부터 쓰고 싶었던 내용이었어요. 누구나 공감하면서도 상황이 연상되는 가사. 생각보다 그런 가사를 쓰는 것이 어렵더라고요. 어떤 테마를 정해놓고 그 테마에 대한 소설처럼 풀어나가는 작업을 하고, 또 멜로디에 맞추는 작업을 해야하니까요. 결과적으로 많은 분들이 공감간다고 해서 좋아요.”

-앨범 성공에 대한 부담이 있지는 않은지?
“모든 앨범을 성공시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에요. 많은 분들은 더 화려하고 더 고난이도고 더 잘하길 원하죠. 저는 뭔가 더 파격적인 안무를 해야만 할 것 같고. 그런 기대들이 저를 얼게 만들 때도 있어요. 하지만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음악을 하고, 사람들이 내 노래를 들어준다는 것이 즐거운 일인거지 얼마나 성공했냐는 크게 염두에 두고 싶지 않아요.(웃음)”
-매 앨범을 낼 때마다 어떤 생각을 하는지?
“가수라는 직업은 제게는 숙명이에요. 좋아서 하는 일이고요. 대충대충 넘어갈 수는 없어요. 이왕 하는거 좋은 모습, 좋은 작품 보여주고 싶어요. 힘들다가도 좋은 작품이 나오면 보람을 느껴요. 중독성이 있는 직업이죠. 또 저는 대중 가요를 하는 가수니까 어렵고 난해한 음악보다는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음악에 대해 생각하죠.”
-SBS ‘K팝스타’를 통해 얻은 것이 있다면?
“그 친구들의 성장과정을 지켜봤고, 제 눈에는 성장통도 보이고 발전하는 것도 보이니까 대견하면서도 안쓰러웠어요. 한편으로는 나를 지금까지 지켜봐온 사람들이 이런 감정을 느꼈겠구나 싶더라고요. 이런 감정을 담은 것이 이번 수록곡 ‘더 쉐도우’에요. 나와 팬을 빗대서 표현했는데 고마움과, 성장통을 모두 담아냈죠.”

-이제는 적은 나이는 아니다. 실감할 때가 있는지?
“제가 27살이죠. 벌써. 저는 제 모습을 매일 보니까 얼마나 제가 성숙했는지 느끼지 못해요. 일부러 제자신을 성숙하게 하려고 노력하지도 않고요. 그런데 가사를 쓰다보면 저도 모르게 성숙해졌다고 느낄 때가 있어요. 일렉트로닉보다 편안한 음악이 좋을 때도 그런 생각이 들고요. 나이..(한숨) 제가 안먹진 않았죠. 그런데 한국 나이 세는거 이상하지 않아요? 전 생일도 늦는데, 만으로는 25살이라고요!"
-힘겹게 오리콘에 진출했던 보아와는 달리 요즘은 신인 가수도 잘 오른다. 어떤 생각이 드는지?
“힘겹게 먼저 그 길을 만들었다는게 억울하긴 하지만 숙명같아요. 시행착오를 겪지만 최초라는 데에 대한 명예는 있잖아요. 또 뒤로 갈수록 가는 길은 쉽겠지만 처음처럼 반짝 거리진 않죠. 또 한류 자체를 이렇게 이어가고 있는 것이 많은 가수분들이 도전을 하고 노력을 한 결과물이라고 생각해요.”

가수를 하지 않았다면 뭘 하고 있을까?
“제일 답하기 힘든 질문인 것 같아요. 13년을 가수로 살았는데, 정말 모르겠어요. 딱히 없는데요? 조금 당황스럽네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SM에 있었으니까 연예인 삶 반, 일반인 삶 반이었거든요. 그동안 사람들에게 ‘너 이거 안했으면 큰일났겠다’라는 소리는 많이 들었는데 ‘이거 안했으면 뭐했을까?’라는 질문은 안들어봤어요. 가수 이외에는 생각이 나질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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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