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체구에 앳된 얼굴, 목소리에는 아직도 수줍음이 담겨나지만 다부진 몸에 새겨진 근육들은 소년이 얼마나 오랜 시간을 도마 위에서 보냈는지 알려준다.
양학선(20, 한국체대)은 이번 2012 런던올림픽 남자체조 도마에서 금메달이 유력시 되는 선수다. 1984년 LA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이후 노골드에 머무르고 있는 체조의 숙원을 풀어줄 양학선은 '도마의 신'이라는 별명답게 영국의 도박사들 사이에서도 금메달 1순위로 손꼽히고 있다.
28년의 시간 동안 한국 체조는 여홍철을 앞세워 첫 메달의 고지를 밟는 데 성공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과 2004년 아테네올림픽, 그리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거치며 은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건 한국 체조의 마지막 갈망은 금메달이었다.

노골드의 한을 풀고자 하는 한국 체조계의 시선은 자연히 양학선에게 쏠린다. 약관의 양학선은 처녀 출전이었던 2010년 로테르담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단숨에 4위를 차지하며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뿐만 아니라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놀랄 만한 연기를 펼치며 금메달을 목에 걸고 단숨에 한국 체조의 금빛 희망으로 떠올랐다.
"라이벌은 나 자신"이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이번 올림픽 무대에서 양학선에 대적할 만한 경쟁상대를 찾기는 쉽지 않다. 가장 큰 적수로 손꼽혔던 2008 베이징올림픽 도마 은메달리스트이자 2010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토마스 부하일(프랑스)은 부상으로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다.
160cm의 작은 키를 장점으로 살릴 수 있는 도마에 매달린 양학선은 뛰어난 순발력에 더해 올림픽 제패를 위한 자신만의 신기술을 개발해냈다. 바로 '여2'에서 반바퀴를 더 도는 '양1(정식 명칭 Yang Hak Seon)'이다. 여홍철 교수의 '여2' 기술을 개량한 난이도 7.4점짜리 이 기술은 이미 국제체조연맹(FIG)의 채점 규정집에도 올라있다.
남자 체조 역사상 첫 금메달을 노리는 양학선이 자신의 이름을 딴 양1으로 힘차게 날아오를 수 있을까. "마지막 도전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다"는 스무 살, 그래도 아직 어린 '체조소년' 양학선의 금빛 도마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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