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메달' 노리는 한국 리듬체조의 요정 손연재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2.07.27 07: 45

가냘픈 몸매에 소녀티가 묻어나는 얼굴, 하지만 올림픽을 향한 마음은 누구보다 결연하다. '리듬체조요정' 손연재(18, 세종고)의 2012년은 아주 특별하다.
한국은 리듬체조의 불모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통적으로 리듬체조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등 동유럽이 강세를 이뤘다. 늘씬한 키와 유연함을 자랑하는 유럽의 미녀들이 신체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해 보여주는 6분의 마법같은 시간은 비단 리듬체조 팬들뿐만 아니라 만인의 탄성을 자아내기 마련이다.
전세계의 '요정'들이 총출동하는 런던올림픽 포디움에 도전하는 손연재의 각오는 그래서 더욱 남다르다. 작고 가냘픈 동양인 소녀, 열심히 연기해도 메달권은 불가능이라고 여겨지던 그 소녀는 2012년 괄목할 만한 성장을 기록하며 리듬체조계에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16년 만의 리듬체조 본선 진출을 이뤄냈던 신수지의 뒤를 이어 2012 런던올림픽에 도전하는 손연재의 도전은 그에게 보내는 회의적인 시선만큼이나 무모해보였다. 그러나 노력의 결과는 보답을 받는 법일까. 예쁜 얼굴이 다가 아니라는 듯 손연재는 당돌하게 자신의 진가를 증명해보였다. 지난 4월 러시아에서 열렸던 국제체조연맹(FIG) 펜자월드컵이 그 시작이었다.
손연재는 올림픽 도전을 위해 이번 시즌 FIG 월드컵 시리즈에 꾸준히 출전했다. 그 결과 러시아 펜자월드컵에서 종합점수 112.200점을 기록하며 개인종합 4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뤄냈다. 자신의 역대 최고 성적이었다. 더구나 후프 결선에서는 최초로 동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한 번 탄력이 붙자 손연재는 멈추지 않았다. 곧바로 불가리아로 날아가 소피아월드컵에 출전한 손연재는 펜자월드컵보다는 3계단 내려앉은 개인종합 7위를 기록했지만 대신 리본 결선에서 또 한 번 동메달을 따냈다.
우즈베키스탄으로 이동해 치른 타슈켄트 월드컵에서는 더욱 고무적인 성과를 올렸다. 개인종합 성적은 5위였지만 후프-볼-곤봉-리본 4개 종목에서 모두 28점을 넘긴 것이다. 손연재는 이 대회에서 4월 펜자월드컵에서 기록했던 자신의 최고 성적을 또 한 번 경신하며 런던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그러나 주변의 기대가 한껏 영글어가는 것과는 달리 손연재는 침착하기만 하다. 벨라루스 민스크월드컵 출전을 위해 인천공항을 찾았던 지난 6월, 작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런던올림픽 목표는 10위 안에 들어 개인종합 결선에 진출하는 것"이라고 밝혔던 손연재는 조금씩 무르익어가는 리듬체조 첫 메달의 꿈을 향해 오늘도 수구를 손에 쥐고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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