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깊은 영국 왕립 포병대(Royal Artillery Barracks)에 마련된 올림픽 사격 경기장에서 금빛 방아쇠를 당긴다. 금메달 릴레이의 스타트를 끊을 진종오(33, KT)와 김장미(20, 부산시청)의 흔들림 없는 총구 끝은 이미 런던을 정조준하고 있다.
2012 런던올림픽에 임하는 사격대표팀의 각오는 그 어느 때보다 결연하다. 사격대표팀을 이끄는 변경수 감독은 올림픽 두 달 전부터 선수단에 '대언론 기피령'을 내리고 선수들을 관리했다. 어린 선수들이 자칫 방만해질까, 베테랑 선수들이 자칫 평정심을 잃을까 노심초사하며 런던행 장도를 걸어온 사격대표팀의 목표는 최소 금메달 2개.
역대 최고 성적을 노리는 사격대표팀의 선봉에 서는 이는 '한국 사격의 간판' 진종오와 '떠오르는 기대주' 김장미다. 초반에 집중되어 있는 한국의 금메달 릴레이를 시작하는 입장인 만큼 책임감이 남다르다.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 50m 권총 금메달리스트 진종오는 자신의 "인생을 바꿔준 큰 무대" 올림픽에서 한국 사격 역사에 한 획을 그을 도전을 앞두고 있다. 자신의 생애 3번째 올림픽을 맞아 올림픽 2연패의 꿈을 꾸는 진종오는 '명불허전' 베테랑 사수의 진면목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국제대회를 즐기는 편인데도 올림픽만큼은 떨린다"던 진종오는 이번 대회에서 남자 10m 공기권총과 50m 권총에 출전해 2관왕을 노린다.
김장미는 진종오에 비하면 새파랗게 어린 신예다. 하지만 당돌함과 패기는 베테랑의 그것에 못지 않다. 올 해 런던에서 열린 국제사격연맹(ISSF) 런던월드컵에서 여자 25m 권총 부문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며 혜성처럼 등장한 김장미는 '사격계가 숨기고 싶었던 재능'으로 일찌감치 주목을 받았다.
개성이 톡톡 튀는 성격에 노련하기까지 한 입담까지 과시하는 김장미는 국제대회만 나가면 배짱이 두둑해지는 특별한 선수다. 김장미를 지도하는 서성동 부산시청 사격팀 감독은 "유스는 물론 주니어, 시니어 등 국제 대회에 나가서 입상을 안 한 적이 없는 선수인 만큼 대표팀은 물론 대한체육회나 사격연맹에서도 기대가 높다"며 제자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어린 선수인만큼 올림픽이라는 큰 대회를 앞두고 멘탈 관리가 더욱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지만 든든한 '맏형' 진종오가 있기에 걱정없다. 한국 사격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진 진종오와 김장미가 날릴 금빛 탄환이 런던을 꿰뚫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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