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과 불운…후반기 반전 노리는 송승준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7.27 10: 41

"(송)승준이가 문자를 보내 왔어요. 자기가 못 던져서 부끄럽다고 보내 왔더라고요".
26일 롯데 자이언츠 양승호(52) 감독은 핸드폰에서 문자 한통을 보였다. 바로 송승준(32)이 양 감독에게 보낸 마음이 담긴 문자였다. 송승준은 25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 등판, 1⅔이닝 4피안타 4실점(2자책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는데 본인의 피칭에 만족하지 못한 그가 양 감독에 사과의 마음을 담아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사실 송승준은 그날 운이 없었다. 1회 첫 타자 오선진이 친 강습 타구를 피하려다 왼 정강이 안쪽을 강하게 맞았다. '악'하는 소리와 함께 쓰러진 송승준은 고통에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지만 마운드를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 하나로 다시 일어났다. 그렇지만 야수들의 실책이 이어지며 점수를 허용했고, 왼 정강이 통증으로 투구 밸런스까지 흐트러지며 2회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누구도 송승준을 따를 수 없는 장점은 꾸준함이다. 2007년 롯데 입단 후 올해까지 거의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는 일이 없었다. 무엇보다 마운드에 대한 책임감이 뛰어난 선수가 송승준이다. 몸이 아파도, 컨디션이 안 좋아도 그는 묵묵히 마운드를 지켰다. 그랬던 그가 복귀전이자 후반기 첫 경기에서 실망스러운 경기를 하자 양 감독에게 메시지를 전송한 것. 거기에는 후반기 투구에 대한 다짐도 담겨 있었다.
그랬던 송승준은 이번 달 잠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었다. 고질병인 오른쪽 엄지 내성발톱 때문에 몸 전체의 밸런스가 흐트러졌기 때문이다. 오른발이 아프기 때문에 와인드업을 한 뒤 오른발로 무게를 받쳐주지 못하고 왼다리를 강하게 딛을 수밖에 없었다. 그 과정에서 왼쪽 고관절에 하중이 걸리면서 염증이 생겼다.
올스타전 출전도 반납한 채 고관절 부근 치료에 몰두했던 송승준은 25일 경기에서 오선진의 타구를 피하다 다시 왼쪽 고관절에 통증을 느꼈다. 양 감독은 "송승준이 그 부위에 다시 통증을 호소한다. 겨우 치료하고 돌아왔는데 도지면 큰일이다. 일단 다음 주 화요일이 등판일이니 주말까지 송승준의 상태를 지켜보고 출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현재 송승준의 고관절은 부상 재발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트레이너는 송승준의 현 상황에 대해 "타구를 맞은 부분은 가벼운 타박상이다. 큰 문제는 없다"면서 "그런데 공을 피하다 왼쪽 고관절에 다시 손상이 갔다. 우리는 그걸 '찝혔다'고 표현하는데 관절과 관절 사이에 강한 마찰이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송승준이 그 당시에는 조금 아프고 말았는데 몇 번 이런 일이 반복되면 그 부위에 염증이 재발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올 시즌은 여러모로 송승준에게 힘겨운 한 해다. 4월과 5월 2승씩 거뒀던 송승준은 6월 5경기서 평균 6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3.64로 제 몫을 했지만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부상을 안고 마운드에 올랐던 7월 2경기에서 모두 패하며 송승준은 지금까지 5연패를 당하고 있다. 마지막 승리는 5월 25일 잠실 두산전, 벌써 2개월이 지났다. 그러면서 올 시즌 성적은 17경기에서 4승 9패 평균자책점 4.48을 기록 중이다.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으며 전체 투수 가운데 최다패 투수가 됐다.
양 감독은 이미 여러 번 송승준과 사도스키를 후반기 키 플레이어로 지목했다. 사도스키는 27일 대전 한화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잘 던지면서 연패를 끊었다. 이제는 송승준의 차례다. 팀에 대한 헌신과 책임감으로 뭉친 그의 현재 각오는 남다르다. 후반기 송승준이 반전 드라마를 쓸 수 있을까.
cleanupp@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