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이 확실히 달라졌다. 6경기(2승4무)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던 상승세의 대구를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제압했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지난 26일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23라운드 대구 FC와 홈경기서 후반 21분 터진 이보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의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지난 22일 포항전서 1-2로 석패하며 7경기 연속 무패 행진(3승 4무)에 잠시 제동이 걸렸던 인천은 이날 승리로 귀중한 승점 3점을 획득하며 11위로 두 계단 뛰어올랐다.

인천의 이날 경기는 나무랄 데가 없는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이었다. 조직적으로도 훌륭했고, 개인적인 역량도 뛰어났다. 좌우측 측면 공격수로 나온 남준재-한교원과 그 뒤를 받치는 박태민-김한섭의 측면은 유달리 돋보였다. 이들의 활발한 움직임 덕에 설기현의 동선도 더욱 자유로워보였다.
남준재-한교원은 전반 초반부터 빠른 스피드와 뛰어난 개인기를 바탕으로 대구의 측면을 허물었다. 측면 수비수로 나선 박태민과 김한섭의 효율적인 공격 가담은 대구의 수비진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며 인천 공격의 시발점이 됐다.
14경기 만에 K리그 데뷔골이자 결승골을 터뜨리며 인천에 승점 3점을 안긴 이보의 활약 또한 눈부셨다. 그간 부상으로 고생하며 K리그 적응에 애를 먹는 모습이었지만 최근 물오른 기량에 골이라는 당근이 더해지며 호랑이 등에 날개를 달았다. 설기현에게 집중됐던 단조로운 득점 루트도 다양해졌다.
김봉길 감독도 경기 후 인터뷰서 "전반기에는 득점포가 설기현에게 집중이 됐는데 한교원, 남준재 등의 다양한 득점 루트가 생긴 것이 상당히 고무적이다"며 "오늘 데뷔골을 터뜨린 이보도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며 이날 경기력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했다.
적장인 모아시르 대구 감독도 인천의 뛰어난 경기력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모아시르 감독은 "인천은 전보다 훨씬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오히려 상위권 팀을 상대했을 때보다 더 힘든 경기였다"고 높게 평가했다.
짠물 수비도 빛을 발했다. 23경기서 25실점을 기록하며 최소실점 5위에 올라있는 인천의 수비진은 빠르고 견고했다. 주장 정인환을 중심으로 제공권을 장악했고 수비 배후 침투도 쉽게 허용하지 않았다. 이진호-송제헌 투톱은 인천의 숨막히는 수비에 힘 한 번 써보지 못한 채 무너졌다.
1차 저지선 임무를 수행했던 김남일과 정혁도 공수 연결 고리를 완벽히 수행하며 승리에 디딤돌을 놓았다. 공격 시에는 양질의 패스를 전방으로 공급했고, 상대의 역습시에는 영리하게 파울로 차단하며 시간을 벌었다.
이제 인천의 경기력은 리그 정상급까지 올라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경기력을 놓고 보면 공격-미드필드-수비진 모두 만점에 가까운 활약을 펼치고 있다. 최근 9경기서 4승4무1패에 9득점 6실점이다. 득점력을 빼놓고는 상위권이라 해도 부족함이 없는 성적이다.
인천의 다음 상대는 최근 5경기(2무3패) 동안 승리를 올리지 못하고 있는 수원이다. 오는 29일 수원 원정길을 떠나는 인천이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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