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안돼, 중간 안돼', 넥센의 김병현 등판 딜레마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2.07.27 05: 40

선발로는 불안하고 중간으로는 몸이 받쳐주지 않으니 통 앞길이 보이지 않는다. '핵잠수함' 김병현(33, 넥센 히어로즈)이 후반기 선발 등판에서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김병현은 지난 26일 광주 KIA전에 등판해 1⅓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다. 1회말 선두타자 이용규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낸 것을 시작으로 6피안타 5실점하며 16년 만의 무등벌 등판에서 체면을 구겼다.
그를 후반기 선발진 중 한 명으로 점찍어놨던 김시진(54) 넥센 감독도 이후 등판 계획에 대해 "노코멘트"라며 한 발짝 물러섰다. 직구 스피드를 141km로 낮췄지만 여전히 제구력이 나아지지 않았다. 이날 1회에만 34개를 던졌을 정도로 투구수가 많아 많은 이닝 소화도 쉽지 않다.

김병현이 처음 한국행을 택했을 때부터 야구계에서는 그가 2000년대 초반 메이저리그에서 그랬듯 마무리 포함 중간 계투로 뛸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선발을 택했고, 8경기 2승4패 평균자책점 6.21의 초라한 성적으로 선발 카드는 실패로 돌아갔다.
문제는 그가 중간 계투로 뛰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전부터 김병현이 중간으로 나서지 않는 이유에 대해 "아직 연투를 할 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최근 2~3년의 공백기를 거친 만큼 김병현의 몸은 약해져 있는 상태다. 계투로 나선다면 불펜 피칭까지 매번 50개 정도의 공을 던져야 하는데 김병현에게 일주일 2~3번 등판은 쉽지 않은 일이다.
넥센은 김병현의 선발을 고집하며 "올해보다 내년을 위한 선택"이라고 말해왔다. 내년에 본격적으로 선발로 기용하기 위한 몸풀기 과정이라는 의미다. 그러나 넥센은 당장 올해 가을 야구를 향해 질주하고 있는 상태다. 자꾸 브레이크를 거는 김병현을 계속 보고만은 있을 수 없다.
넥센이 과연 성적과 김병현 중 어떤 것을 택할지에 따라 김병현의 보직이 달려 있다. 스스로도 답답해하지만 보는 야구팬들도 답답하다. 김병현의 보직을 놓고 '진퇴양난'에 빠진 넥센의 다음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autumnbb@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